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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드라마 극본 어떻게 써야 할까-2

by 비르케 2016.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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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법에 대해 이야기 하기엔 좀 민망한 감이 없지 않다. 누군가를 위해 이런 글을 써도 될까 하는 생각에 접을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거의 7년여 만에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면서, 아무리 바빠도 되도록 하루 한 편의 포스팅은 해보자 다짐한 터라, 필요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내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만 정리해 보려 한다. 이번 KBS 단막드라마 공모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잠시 자기 작품을 다른 눈으로 해석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포스팅을 시작한다.

 

 

드라마는 눈으로 직접 보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소설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들을 고려해야 한다. 소설은 책을 산 독자가 이미 작가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래서 작가가 하는 이야기를 애써 들여다보는 구조이다. 반면에 드라마는 작가가 시청자를 사로잡지 못 하면 바로 채널이 돌아가므로, 되도록 짧은 시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만 하는 구조이다. 그러므로 드라마를 쓰고 싶다면 대중의 구미에 맞는 드라마가 어떤 것인지 우선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드라마는 크게 기/승// 구도를 갖는다. 이번 KBS 단막드라마가 A4 30~35매의 분량을 요구하므로,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자면 기/승/전/결은 각각 30/4=7.5 일곱 장반, 35/4= 8.75 여덟~아홉장 정도를 차지해야 한다. 즉 기승전결 각각이 A4용지 8매 전후의 분량을 준수해야 하는 것이다. 이 구분을 잘 하지 못 하면 극이 서두르는 느낌이 들거나 늘어져 지루해질 수 있다. 그뿐인가, 시작 부분이 약하면 시작에서 가능한 인물들 간 인연이나 사건의 발단이 미미해 그 뒷 부분으로 원활히 넘어가기 힘들다.

 

극의 중간 부분, 즉 16~17장 즈음에서 시작되는 지승결의 부분은 소설로 보자면 위기가 절정이 되는 곳이다. 그러므로 그 어느 부분보다 밀도감 있게 구성해야 한다. 즉, 사랑이 테마건 복수가 테마건 간에, 그냥 단순한 사랑이 아닌 가슴 절절함이 묻어나는 사랑이어야 하고, 복수극이라면 복수가 실현되려던 찰나 뜻밖의 시련이 닥쳐 주인공이 괴로워하는 모습이 가슴 아프게 그려지는 등 간절한 사연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극의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요즘 드라마의 대세는 러브라인, 즉 연애 이야기다. 러브라인이 일단 잘 형성되어야 드라마가 산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어정쩡하거나 어쩐지 소녀 취향인 러브스토리는 보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그러므로 러브라인은 기본으로 깔면서, 뭔가 요즘 사람들이 갈망하는 것들을 잘 조합해야 한다. 러브라인 없이도 더 좋은 드라마를 쓸 수 있다면 그건 정말 최고일 것 같다. 어쨌든 그건 쓰는 사람 몫이다.

 

주의해야 할 점, 장소가 한정되었다거나 전쟁씬 등 인원이 엄청나게 동원되는 씬은 넣지 말자. 진짜 필력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면 PD가 조율할 생각하고 뽑아 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드라마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으로 보이기 쉽다. 신인을 위해, 단막극을 위해 그 많은 인원을 동원해 줄 방송사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극본을 쓰는 일은 작가 혼자의 기술(記述)이 아님을 꼭 명심해야 한다. 요즘 시청자는 브라운관 앞에서 입 떡 벌리고 수동적으로 드라마의 세계에 빠지지 않는다. 재미가 없으면 옮겨갈 채널은 얼마든지 있다. 백 개가 넘는 채널이 그들 앞에 놓여 있음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드라마에 몰입을 원한다면, 클로즈업 기법 등을 이용한 복선이나 적절한 인서트 등으로 시청자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뒷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상상하게 하고, 꿈꾸게 하고, 기다리게 하는 것, 그것이 작가의 능력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내가 꿈꾸는 바이기도 하다.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 분량이다. 앞서 글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절대로 요구하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글의 분량을 늘리거나 함축적으로 축약하는 것도 작가의 능력임을 꼭 명심해야 한다.

 

도전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열심히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영광의 날은 오기 마련이다. 그날을 위해 파이팅을 외쳐본다.

 

관련글: 단막드라마 극본 어떻게 써야 할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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