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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카모메 식당-1

by 비르케 2016.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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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모메 식당>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2007년 개봉작이다. 요리 장면, 음식의 소리, 예쁜 그릇, 여주인공의 단아한 몸짓'이 서로 어우러져 감각적인 잔상이 오래도록 남는 영화이다. 영화는 핀란드 헬싱키의 항구에서 갈매기들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이 영화의 제목인 '카모메'가 갈매기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갈매기를 따라 카메라가 이동하는 동안 나래이션이 이어진다. '핀란드 갈매기는 뚱뚱하다. 비대한 몸으로 항구를 뒤뚱거리는 것을 보면 초등학생 시절 기르던 '나나오'가 떠오른다. 나나오가 너무도 귀여워 엄마 몰래 밥을 많이 줬더니 점점 살이 쪄 죽고 말았다. 그 다음해에는 엄마가 돌아가셨다. 엄마를 사랑했지만 나나오때보다 덜 운 것 같다. 나는 살찐 동물들에게 약하다. 맛있게 먹는 모습이 좋아보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말라깽이였다.' 이렇게 쓸쓸히 읊조리는 인물은 작은 골목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사치에'다.

 

 

 

 

손님 없는 가게를 지키고 있는 여주인공. 누군가가 자신이 만든 요리를 먹어주는 것이 좋은 그녀지만, 정작 가게엔 정적만이 깃들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첫 손님이 찾아온다. 일본 만화영화 캐릭터 티셔츠를 입은 청년이다. 그는 일본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만화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갓챠맨(나중에 찾아보니 독수리 5형제다)' 주제가 가사를 아느냐고 묻는다. 가물가물한데 막상 가사가 떠오르지 않는 사치에. 어쩌다 맞은 손님이 관심있어 하는 일이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종일 가물거리는 기억이 귀찮아 행여나 하는 마음에 서점으로 향하는 그녀. 그곳에서도 정보를 찾지 못 하자 그냥 나오려는데, 그때 동양 여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읽고 있는 책을 보니 일본어이다. 이렇게 만나게 된 두 사람.

 

사실 미도리는 일본에서 방금 전 핀란드에 도착했다.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지만 서점이라니...

 

미도리는 사치에의 궁금증을 바로 해결해준다. 갓챠맨의 가사를 쓱쓱 써내려가는 그녀, 주변 사람들이 보는 줄도 모르고 두 사람은 갓챠맨을 흥얼거린다. 

   

"여행 왔나 봐요?" 미도리에게 묻는 사치에.

"아니에요."

"그럼 사업?"

"아뇨."

"그럼 설마 책 주인공을 보러 온 건 아니죠?"

하는 물음에 머뭇거리다가 마침내 답하는 미도리.

 

 

 

"찍었어요."

"찍어요?"

"네. 어디든 떠나고 싶어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아무 데나 찍은 곳이 핀란드였어요."

이렇게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사치에와 함께 살면서 식당 일을 돕게 된 미도리..

 

여전히 썰렁한 식당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동네 할머니들, 조그마한 동양 여자를 두고, 어른이니 아이니 하는 대화를 하며 대놓고 관찰한다. 미도리를 보고는, "한 명 늘었네." 하는..

 

그러던 어느 날 두번째 손님이 들어왔다. '마티'라는 이름의 남자다.

"커피 주세요"

 

 

 

 

"맛있네요." 하고는,

"더 맛있는 커피 알려드려요?" 하고 덧붙인다.

 

커피에 손가락을 꽂고, "커피 루악" 하며 주문을 외치는 그.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으로 따라해보는 사치에.

"아니, 마음으로." 하는 마티.

 

 

 

같은 커피인데 다른 맛이 난다. 뭔가에 홀린 것처럼 놀란 사치에를 뒤로 하고 마티는 커피값을 식탁에 놓고 사라진다.

 

마티가 알려준 대로 커피를 만들어, 장에 다녀온 미도리에게 건네는 사치에, 미도리의 반응이 궁금하다.

"원두 바꿨어요?" 하는 미도리.  

정말 의외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정성스레 먹이기 위해 연 식당인데, 자신의 온전한 마음이 다 깃들진 못 했던 건가..

 

이때 조심스레 미도리가 새로운 제안을 한다. 커피 외에는 정통 오니기리(주먹밥)만 파는 이곳에서, 핀란드 사람의 입맛에 맞는 재료들을 가지고 일종의 퓨전 오니기리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사치에는 '가볍게 지나가다 들를 수 있는 편안한 식당'으로 만족하며,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잘 될거라고만 생각했었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생선인 연어를 핀란드 사람들도 좋아하니까 핀란드에서는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 곳에 식당을 냈던 그녀.. 커피의 맛이 일순간에 바뀔 수 있었듯, 미도리의 말대로 자신이 모르는 뭔가가 아직 있을 것만 같다.

 

카모메 식당-2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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