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 또 하루

섬뜩했던 물놀이 기억

by 비르케 2016. 8. 22.
300x250

4년 전 일이다. 어느 골짜기 냇가에 갔다가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경험을 했다. 두어 번 간 적이 있던 곳이었고, 갈 때마다 가족 모두가 즐겁게 물놀이를 하던 곳이었기 때문에 그날도 당연히 물놀이를 하기 위해 한적한 곳을 찾아 위로, 더 위로 올라갔다.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아래쪽과 달리, 위로 올라가니 이상할 정도로 한적한 곳이 나왔다.

 

주변에 자리를 잡고 여동생과 이야기 삼매경에 빠진 사이, 어찌 보니, 아이들이 사라지고 없었다. 우리 아이들과 동생네 아이, 모두 셋이 눈앞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름을 애타게 불러도 매미 소리에다,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지니 아이들의 대답 소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물에 들어갈까 말까 하며 발을 들이밀고 있는 세 아이를 발견했다. 한눈에 봐도 깊어 보이는 곳이었다. 부랴부랴 달려 내려가 물에 못 들어가게 하는데, 이미 물가에서 돌멩이를 던져 간을 볼 만큼 본 애들이 들어가고 싶다며 안달을 했다. 세 아이에게 호통을 치는 사이, 여동생이 괜찮다고, 다들 수영도 배웠으니 두자는 것이었다. 뭔지 모를 섬뜩한 한기가 느껴져 소리를 버럭 지르며 무슨 소리냐고 반대했다. 그리고는 불만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애들에게 절대, 절대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눈을 부릅떴다.

 

그때였다. 멀리서 둔덕을 지나던 어느 아주머니가 뭐라 뭐라 소리치며 나오라는 시늉을 하는 것이었다. 뭐라 하는지 들리지는 않았지만, 표정에서 절박함이 보였다. 애들을 챙겨 둔덕 위로 올라오니 우리가 올라오는 걸 보고 아주머니는 바쁜 길을 이미 서둘러 가고 난 뒤였다.

 

뭔가 있을 것만 같아서 그날 집에 돌아오자마자 검색을 해보았더니 이런 기사가 떴다.

 

 

 

기사에 등장한 '보로 계곡물이 막아진 곳' 이 바로 우리가 있던 그 장소였다. (사진은 혹시 몰라 그날 찍어본 것이다)

내 주변에는 물에 빠져 유명을 달리한 사람들이 많다. 여름철 물놀이, 정말 조심할 일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