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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보..

영화속에서 본 자연 본연의 독일 바다

by 비르케 2016.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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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밥 딜런'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가장 먼저 떠오른 그의 노래가

 'Knockin' on Heaven's Door'였다.

 

 동명의 영화 'Knockin' on Heaven's Door'가

 아직도 애잔한 느낌으로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시한부 환자로 병상에서 만나게 된 마틴과 루디,

 마틴은 뇌종양 환자, 루디는 골수암 말기 환자다.

 아무런 대안도 없이 병원에서 그저

죽음을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둘은 세상밖으로 나온다.

 

 루디는 죽기 전에 바다를 보고 싶어 한다.

사실, 그는 한번도 바다를 본 적이 없다.

 

죽음을 눈 앞에 둔 이들이 뭔들 두려우랴,

둘은 남의 차를 훔쳐 바다를 향해 가는데,

하필 그 차는 악당들의 차,

차 안에는 거금이 들어있어서

바다로 가는 길이 극심한 고행길이다.

 

코미디 영화인 만큼, 장면 장면들이 참 

웃.프.다.

입은 웃지만, 눈은 촉촉하게 젖던... 

 

 

두 사람이 도착했던 바다는 이런 모습이다.

 

나는 독일 바다를 직접 못 가봤지만,

운 좋게도 아들을 3주간 보낼 기회가 있었다.

독일 북쪽 섬 '쥘트(Sylt)'로 였다.

 

그곳에 있는 동안 선생님이 보내준 사진 속에는

늘 저런 모습의 황량한 바다가 있었다.

인공 요소는 최대한 절제되어 있는...

 

 

이 사진 속의 바다는

영화 속 바다와 느낌이 참 많이 비슷하다.

계절은 한여름이지만, 서늘한 날인지

다들 점퍼 차림이다.

 

독일 바다는 한여름에도 서늘하다.

낮에는 제법 따뜻한 날도 있지만,

밤에는 꼭 스웨터나 점퍼를 입어야 한다.

 

 

낮 동안은 바다에 들어가서 놀거나

따뜻해진 모래에서 온종일 뛰고 구르고...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고 아들이 말했다.

 

모래 언덕에서 굴러내려오는 놀이에 맛들려, 

신나게 놀고 있는 아들의 어릴적 모습도 보인다.

 

쥘트는 제주도처럼 화산섬이라서

화산암이 바다 곳곳에 산재해 있다.

 

 

독일은 바다와 친숙하지 않은 나라다.

그들의 선조들이 어찌 살았든,

지금의 독일인들에게 바다는 참 멀다.

 

영화 속, 바다를 상상만 하던 '루디'처럼

바다를 한 번도 보지 못 한 독일인도

분명 많을 것이다.

 

지도에서 보듯, 바다를 면한 곳은

독일의 북부쪽이다.

함부르크, 뤼벡, 킬 정도가

대규모의 항구도시들이다.

 

이런 항구도시로의 여행이 아닌,

헬리골란트, 쥘트, 뤼겐

바다 냄새 물씬 나는 섬으로의 여행은

독일에서도 아무나 갈 수 있는게 아니라 한다.

 

 

몇년 전, 거의 10년만에 독일을 찾았다가

길에서 이렇게 고등어를 구워 파는 걸 보았다.

 

10년 전에는 없던 풍경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축제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생선 구이...

 

예전 독일에 살 때,

국물 내고 흘린 멸치 한 마리에도

기절할 듯이 호들갑을 떨던

독일인들인데,

이제 제법 생선 맛을 알게 된 것일까?

 

오래 전 내 기억에 따르면,

그들에게 생선은 통조림 병에 든

뼈도, 비늘도 없는

매끈한 덩어리였던 것 같은데 말이다.

 

고등어를 꼬챙이에 끼워 훈제한 다음,

맥주와 함께 식사 겸 먹는 모습이

참 낯설었는데,

내가 있었던 내륙쪽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10년 전에도 아마

저게 일상적이었을 수도 있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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