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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mid-life crisis

by 비르케 2018.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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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상에 놓인 펜꽂이를

요새 들어 문득 찬찬히 보게 된다.

 

예쁜 꽃 그림이 있는 그 펜꽂이는

내가 지금의 내 책상을 쓰기 이전에

선임자가 가져다놓고 안 치운 컵이다.

 

버리기도 그렇고 해서

펜꽂이로 쓰기 시작한 것인데,

 

그걸 일년 넘게 쓰고 있으면서도

어쩜 한 번도 돌려놓을 생각을 못 했을까.

 

아니, 뒤에 글씨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알지 못한 채

그 안에 있던 펜만을 꺼내 사용했을 뿐.

책상을 치울 때도 마찬가지로

그 방향 그대로..

 

한두달 전,

우연히 펜꽂이를 돌려보았을 때,

 

이럴수가,

얼굴까지 달아오르는 걸...

 

캐릭터가 그려진 반대편에는

이런 문구가 박혀 있었다.

 

"Leave me alone,

I'm having a mid-life crisis."

 

 

 아~ 내가 꽃그림만 보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이 사람을 내버려두자,

중년의 위기라는데...'

 

했을 수도 있음에

한참을 낯이 뜨거웠는데,

 

이럴수가,

다들 그런 문구가 있는 걸

몰.랐.다.나...

 

mid-life crisis는 역시나

발견하기 쉬운 명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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