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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글..

남아 있는 나날- 1

by 비르케 2018.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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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이 책을 접한 것은 한참 전이다.

 서점 가판대 앞을 지나다가

'가즈오 이시구로'라는 이름을 접하고,

 그가 2017 노벨문학상 수상자임을 떠올리며

 집어든 것인데, 집에 놓고 읽다 말다,

 한참을 방치하다

 결국 다시 처음부터 읽게 되었다.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는

 1954년 일본에서 태어나 다섯 살 되던 해에

부친을 따라 영국에 이주해

 철학과 문예 창작을 공부했다.

 그 이후에도 영국에 살면서

 일본색을 가진 영국의 작가로 살고 있다.

 

이 책 '남아있는 나날'은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들 중에

어떤 걸 읽어볼까 하다가

별다른 이유 없이 집어든 책이다. 

 

제목이 어쩐지 친근한 느낌이 들었는데,

나중에 보니 영화로도 나와 있다.

 

타임즈가 선정한 '1945년 이후

영국의 위대한 작가 50인'에 오른 그가

이 소설, '남아있는 나날'을 쓴 것은

1989년이니, 벌써 30년이 되어 간다.

 

 

이 책 '남아 있는 나날'의 주인공은

 '달링턴홀'이라 불리는 대저택에서

집사로 근무하는 '스티븐스'이다. 

 

'달링턴 홀'은 200년 이상

달링턴 가문의 소유였다가

미국인 '패러데이'에게 넘어갔다.

 

평생을 달링턴홀에서

스스로 '위대한 집사'로 살던 스티븐스는

미국인인 새 주인에게서

솔깃한 제안을 받게 된다.

 

"당신 같은 사람들은 (집안에만 있느라)

자기 조국을 평생 구경이나 해 보았겠소?"

라는 동정 반, 위로 반의 말과 함께,

 

패러데이는 자신이 미국에 가 있는 동안

자신의 포드를 타고 여행을 다녀오라고,

기름 값은 본인이 대주겠노라 한다.

 

항상 손님들로 북적이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손님도 거의 없는 조용한 달링턴홀에,

한때 17명이나 되던 직원들마저 

거의 떠나버리고 난 상황이라

저택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고민하던 그에게

패러데이의 제안은 새로운 희망을 주었다.

 

오래전 달링턴홀을 떠나 서부 도시로 간

켄턴 양에게로 가면 

뭔가 실마리가 풀릴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마침 얼마 전 켄턴 양에게서

옛날을 그리워하는 듯 한 내용의

편지를 받아본 터였다.

 

스티븐스에게는 여전히 '켄턴 양'이지만,

이미 오래 전 그녀는 결혼을 해서

'벤 부인'이 되었다.

 

편지로 미루어 그녀의 결혼생활이

파경으로 끝이 났고, 어쩌면 그녀가

달링턴홀로 다시 돌아오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고 그는 생각했다.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면서도,

이제껏 "위대한" 집사로 살았던 스티븐스는

안 쓰는 방에 흰 보자기를 덮어두는

그런 일 따위는 결코 묵인할 수 없었다.

 

그 와중에 패러데이의 제안으로,

그 옛날 '총무'로서 야무지게 달링턴홀을 이끌던

켄턴 양이 오면 뭔가가 다 풀릴 것만 같은,

막연한 느낌이 그를 솔즈베리로 이끌었다.

 

스티븐스의 여행은 이렇게 시작된다.

 

평생을 같은 집에서

주인을 잘 모시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던 그에게 ,

엿새간의 여행은

'위대한 집사'인 자신의 삶을

구석구석 돌아보게 되는 계기이자

'위대한 조국(Great Britain)'의 산천을

처음으로 몸소 느껴본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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