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 또 하루

나의 제습기 활용법

by 비르케 2018. 5. 19.
300x250

우리집에 있는 제습기는 구매한지 4년째다. 당시 내가 제습기를 구매한 이유는 결로 때문이었다. 아침마다 창 주변에 생긴 이슬을 닦아내고 또 닦아내도 결국 유리창 주변에 점처럼 생기기 시작한 곰팡이를 막을 수 없어서 제습기를 구매했다. 왠만한 결로는 외측 창을 1센티 정도 열고 내측 창을 밀폐해 두면 해결되지만, 결로가 심한 집은 제습기가 필수다.

 

결로 심하던 그 집에서 제습기를 유용하게 썼지만, 그 곳을 떠나고 나자 제습기가 도리어 귀찮아졌다. 새로 이사한 집엔 결로 같은 건 없었고, 아무래도 제습기가 무용지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중고로라도 팔까 하던 차에 다른 용도로 쓸 일이 생겼다. 여름에도 문을 열지 못 하게 하는 미세먼지때문이었다. 문도 못 여는데 빨래는 말려야 겠고, 그때 제습기는 나름 신의 한수가 되었다.

 

습기가 많은 날 뿐 아니라 미세먼지 때문에 문을 열 수 없는 날에도 제습기를 사용하면 눅눅한 냄새 없이 뽀송하게 빨래를 말릴 수 있다. 요새는 빨래 건조기가 있는 가정이 늘었지만, 건조기는 생각보다 설치가 간단치 않으며, 열로 건조하게 되면 세탁물에 따라 줄어들기도 하고 손상되기도 한다. 또 건조기가 공짜일 리 없으니 집에 있는 제습기를 잘 활용하는 편이 내게는 더 효율적이다.

 

제습기를 이용해 빨래를 가장 효율적으로 말리는 방법은 좁은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공간이 좁을수록 건조 시간은 더 짧아진다. 베란다 빨래 건조대를 이용하면 가장 간편하다. 베란다에 평소 빨래 널듯이 널고 제습기를 틀어두면 겨울 두툼한 옷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몇 시간 안에 마른다. 내 경우에는 건조시에 옷걸이를 많이 활용한다. 옷걸이에 걸어 널면 공간도 훨씬 덜 차지하고 잘 마른다. 그 뿐 아니라 건조 후에도 따로 접을 필요 없이 드레스룸에 옷걸이째 보관하면 되므로 편리하다.

 

장대비가 쏟아진 지난 사흘 동안에도 나는 밀려 있던 빨래를 했고, 시큼한 걸레 냄새 나는 세탁물이 아닌, 뽀송한 옷들을 옷장에 들였다. 제습기 덕분이었다. 아래 사진 하단에 있는 제습기가 그 제습기다.

 

반응형

'하루 또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극을 즐기라  (0) 2018.05.24
소시지 반찬을 먹으며  (0) 2018.05.20
치과 과잉진료 걱정  (0) 2018.05.16
같은 곳 다른 느낌  (2) 2018.05.03
mid-life crisis  (0) 2018.05.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