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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보..

어느 타일공과의 대화

by 비르케 2018.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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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가스레인지 후드 아랫부분 타일 사이에 백시멘트가 조금씩 떨어져나가는가 싶더니만, 며칠 전 보니 크랙이 생겨 타일을 보수해야 했다. 사진 속 작은 사진이 시공 전 모습이다.

 

이상하게도 왼쪽에 떨어지는 부분만 떨어지고 오른쪽은 멀쩡하다 했더니, 타일공이 말하길, 오른쪽은 내력벽이고, 떨어지는 왼쪽 부분은 콘트리트 마감 부분이라 한다. 타일을 두드려 보니 정말로 오른쪽은 둔탁한 소리가 나고 왼쪽은 통통 소리가 난다.

 

원래대로 백시멘트로 보수해줄거라 생각했는데, 꼼꼼하게 백시멘트 줄눈을 긁어내고 나서 그는 실리콘으로 마감을 했다. 그리고는 가스 후드 사용시 진동으로 크랙이 발생하는 거라며, 이런 경우에는 실리콘 마감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래도 실리콘으로 마감하는 경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의아해 하니, 실리콘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서 이런 경우에 사용하는 제품이 따로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혹시 타일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물으니, 이 타일은 도기 재질이라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타일이라고 한다. 요새 유행인 포세린 등 자기로 된 타일들은 더 무겁고 시공도 까다롭지만, 도기 재질은 우리가 흔히 아는 세라믹으로, 그럴 위험이 자기 타일에 비해 더 적다는 것이다.

 

도기 타일은 물기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시공시에 물기를 빨아들여 벽면에 더 잘 붙지만 견고함이 떨어져 바닥재로는 사용하기 힘들고, 자기 타일은 시공은 까다롭지만 더 견고해 대부분 바닥재로 사용하거나 장식을 위해 벽면에 사용한다고 한다. 요즘 신규 아파트 옵션에는 바닥재도 포함되어 있다. 비용을 더 추가해 바닥을 타일로 시공 받길 원하면 옵션 선택시 추가항목을 택하면 되는 것이다. 

 

타일이란 그저 물기를 방지하고 오염을 줄이는 용도라고만 생각하며 살았는데, 요즘 타일 시공된 집들을 보면 정말 너무도 예쁜 나머지 감탄을 연발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실은 얼마전부터 타일에 좀 빠져 있긴 하다.

 

배우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오늘 온 타일공에게 물으니 여자가 할 일이 아니라고 한다. 시공을 떠나서, 타일박스를 옮기고 반죽을 이기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닐 뿐더러, 대강의 사이즈를 눈대중으로 어림잡아 어떤 타일이 몇 개가 필요할지 계산도 빨라야 하고 공간에 맞게 타일을 잘라내는 눈썰미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욕심 같아서는 예쁜 타일을 도매로 사다가 직접 시공해보고 싶지만, 그건 좀 참아야 할 것 같고, 줄눈 정도는 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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