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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아델라인 : 멈취진 시간>

by 비르케 2018.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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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영원히 살 수 있다면 과연 행복할까? 이 주제는 생각보다 흔하게 소설이나 드라마 속 테마로 등장한다.

 

<아델라인 : 멈춰진 시간>도 그렇다. 불멸의 아름다움을 지닌 한 여성이 겪게 되는 사랑과 좌절,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암담함이 극 전반의 분위기를 무겁게 짓누른다. 흔한 테마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한 인간의 영생에 그치는 것이 아닌, 아름다운 외모로 영원히 사는 것에 관한 이야기라, 이 영화를 위해 브라운관 앞에 또 앉게 된 것도 같다.

 

젊음이 수반되지 않은 영생은 고통이고 저주임에 누가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까. 처음엔 좋을지 모르지만, 몸이 늙으며 겪게 되는 고통과 좌절을 죽어라 극복하며 사는 일, 그러다 어느 날엔가는 그걸 점점 포기한 채 살게 될 일을 상상해 보면, 그다지 의미 있는 일로 보이지 않는다.

 

극 중 여주인공 아델라인은 29세에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생체 리듬에 이상이 생겨 107세가 된 현 시점까지 늙지 않은 모습 그대로 살아간다. 그녀의 주변인들과 애완동물들이 차츰 늙어가고, 그러다 죽어 사라져도 그녀만은 여전히 생기가 넘친다. 그러니 그녀의 앨범에는 이미 인연이 끊긴 사람들과 동물들의 사진이 가득하다.

 

그녀의 정체를 의심하는 사람들을 피해 여기저기 떠돌며 살면서, 하나 있는 딸과도 함께 할 수 없었다. 딸이 그녀의 할머니 뻘은 되어 보이니 그들의 관계는 누구에게도 설명이 되지 않았다. 딸 뿐 아니라, 그 누구와도 그렇듯 함께 할 수 없었던 것이 그녀의 숙명이었다.

 

사랑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건만, 결국 또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 '엘리스'. 아델라인은 자신의 비밀을 숨긴 채, 엘리스 곁에 '제니(아델라인이 정체를 숨기기 위해 사용한 가명)'로 점점 다가간다. 

 

여러 번의 사랑의 기회에서 그녀는 매번 도망을 택했다. 늙어가고 결국 죽어갈 대상의 곁에, 그들과 다른 모습으로 남는 일이 두려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도망가는 삶 또한 그녀에게 아무런 희망도 안겨주지 않았다. 

 

 

엘리스의 제안으로 그의 부모님 집에

함께 가게 된 두 사람.

 

제니 보자마자 놀란 음성으로,

"아델라인!"

하며 탄식에 가까운 외침을 내보내는

엘리스의 아버지 윌리엄. 

 

'아델라인'이 자신의 어머니라 말하는 제니에게,

무언가에 홀린 듯 한 음성으로,

젊은 시절 사랑했던 아델라인을 기억해내는

윌리엄이 아델라인 자신도 안타깝기만 하다.

 

 

남편의 마음속에 이제껏 다른 여자가 있음에

배신감을 느끼는 엘리스의 어머니.

 

그런 그녀에게 변명을 늘어놓는 윌리엄.

 

그러나 그에게 있어 아델라인은

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해 주었고,

 

의대생으로 만족하지 못 한 채

천체학을 공부하고 싶었던 그에게

젊은 날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던,

아주 특별한 사람이었다.

 

 

세월을 거슬러 여전히 아름다운 아델라인과

이제는 늙어버린 옛날 연인 윌리엄.

 

아무리 모녀간이라지만 이렇게 똑같다니,

윌리엄은 그녀를 자꾸 바라보게 된다.

 

사실 윌리엄의 가슴속에는

그 옛날 아델라인과의 아픈 기억도

함께 남아 있다.

 

청혼하기 위해 어느 벤치에서

그녀를 기다리던 어느

그녀는 홀연히 윌리엄 곁을 떠나갔다. 

 

 

그녀 손등에 흉터를 보게 된 윌리엄.

의대를 다니던 시절에 아델라인을 만났고,

그녀와 함께 한 여행에서

다친 그녀의 손을 자신이 직접

꿰매어 주었던 기억을 되짚으며

창고에서 옛날 그녀와 찍었던 사진을 찾아낸다.

 

자신이 아델라인임을 부인하지 않는 그녀.

 

결국 윌리엄은 자신의 아들 엘리스도

자신과 같은 처지가 될 거라 여겨

또 한 번 가슴이 아파온다.

 

 

사실을 이야기 하는 것이 두려웠던 그녀였지만

결국 그녀는 이제까지의

도망치던 삶에서 벗어나기를 시도한다.

 

그리고 뜻밖에 새로운 희망이 생겨났다.

그 희망이란 건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란히 나이를 먹어가는 일,

아주 사소하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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