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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보..

다수가 뛰어드는 인터넷 쇼핑몰, 그 폐단

by 비르케 2021.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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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뭘 사고 나서 맘에 안 들어도 웬만한 건 반품이 귀찮아 그냥 쓰게 된다. 그런데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은 때가 있다. 가장 심한 게,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보다가 돌출되는 사이트들이다. 계절에 맞춰 어쩜 그리도 야리야리 예쁜 스타일의 이미지들이 뜨는지, 다른 걸 보려고 폰을 들었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쇼핑 삼매경에 빠져있을 때가 있다. 

 

광고를 따라들어갔는데 상품 후기가 하나도 없는 사이트라면 일단은 주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달리 상품평이 없는 게 아니라, 구매자가 아예 상품평을 달 수조차 없게 만들어놓은 사이트들인 것이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의 구조를 모를 때는 판매자에게 항의를 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 이들 시스템을 알고 나니 정말 말문이 막혔다. 대부분 구매대행을 통해 외국에서 들여오는 물건들이고, 판매자도 자신이 판매하는 물건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예전에도 한 번 그런 물건을 산 적이 있어서 그때는 환불까지 받았다. ▶▷쇼핑몰에서 구매한 옷 환불 안된다기에..

 

쇼핑몰에서 구매한 옷 환불 안된다기에..

코로나 때문에 맘 편히 외출을 못하다 보니 웹 쇼핑을 자주 하게 된다. 옷은 직접 보고 사야 한다 생각을 하는데도, 간혹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한다. 얼마 전, 컴퓨터에 자동생성된 옷 광고를 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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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이 일어나면 쇼핑몰 운영자가 중국 사이트에 들어가 그 물건을 대신 구매하고, 중국에서 중간다리 역할(중국어 가능하고 중국과 한국 쇼핑몰 연결)을 하는 구매 대행들이 그 물건을 주문한 사람 주소로 해외배송을 통해 발송해주는 식으로 판매가 이뤄지나보다. 즉, 쇼핑몰 운영자가 중국 쇼핑몰에서 100 원하는 물건을 한국 사이트에 500원씩에 올려놓으면, 구매자들이 이 물건을 500원에 구입하게 되고, 그러면 쇼핑몰 운영자는 중국 사이트에 들어가 100원에 구매를 해서 주문한 사람의 주소로 그 물건이 바로 가도록 해준다. 중간에 50원이 해외 배송비로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150원에 사서 500원에 판매하는 식이다.

 

판매할 물건의 이미지도 제조업체에세 제공한 것을 그대로 쓰다 보니, 때로는 그걸 사서 판매한 사람도 피해, 그걸 또 사는 사람도 피해다. 지난번에 그런 물건을 사고서도 또 이번에 똑같은 일을 당했다. 이번에도 핸드폰에 뜬, 상품평 없는 물건인데, 두 번이나 겪고 나니 느끼게 된 사실이고, 그때는 '상품평이 왜 없지?' 하고 말았었다. 

 

구매했던 원피스 이미지
인터넷으로 구매한 옷 (앞)
인터넷으로 구매한 옷 (뒤)

이 옷을 산 것은 중국 춘절 무렵이었다. 예쁜 봄 원피스를 상상하며 기다렸는데, 지난번에 옷을 잘못 샀을 때처럼, 받기까지 또 한 달 정도가 걸렸다. 그런데 받자마자 정말 한숨부터 나왔다. 

 

우선 디자인에 대해 말하자면, 스마트폰 이미지에서는 도저히 이런 옷을 상상하지 못 했다. 판매자는 이를 두고 '사선 디자인'이라 불렀다. 이건 사선이 아니라 '불균형' 내지는 '언발란스'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불균형이나 언발란스라는 말을 붙이기도 민망할 정도로 디자인이라 할 것도 없고 바느질도 엉망이다.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마저 부족해 보였다. 디자인 부분은 아무리 핸드폰 화면이라 해도 내가 제대로 못 봤으니 그렇다 친다. 하지만 바느질은 절대적으로 문제가 있다. 특히 뒷판은 웃음밖에 안 나온다. 

 

사이즈는 어떠한가. 이 옷을 주문하기 전에 판매자와 톡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 내 사이즈가 '55반'이라고 하니 판매자가 넉넉하게 '66'을 주문하라고 했다. 그런데 이 옷은 XL 표시가 달려 있었고, 88 사이즈도 입을 만한 엄청 큰 옷이다. 판매자가 본인 물건을 알았더라면 절대로 66을 주문하라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원단도 도무지 원피스에 쓸 수 있는 원단이 아니다. 바느질을 다 뜯어서 다시 만들어볼까도 생각했지만 원단 자체가 무슨 커텐처럼 두꺼워서 다시 만들 수도 없다. 게다가 끝단은 저렇게 오염까지 심했다. 

 

판매자는 무료 반품은 안 된다며, 그 어떤 말에도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소보원에 전화를 걸었는데, 나처럼 이 옷을 문제 삼은 사람이 또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심의까지 갔는데, 결과는 '이상 없음'으로 나왔다고 판매자가 설명했다 한다. 물론 판매자 말이니 믿기지는 않는다. 이 옷을 들고 관계기관을 찾는다면 100% 환불받을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하지만 아직 나이 어린 판매자 같아서, 이 옷 절반 정도의 반품비를 내가 부담하고 그냥 마무리 지었다. 옥신각신도 하지 않고, 정말 초짜 판매자에게 반품비 기부했다 셈 쳤다.

 

나의 생각은, 판매대행같은 곳을 끼고 하더라도 적어도 자기가 파는 물건에 대해서는 잘 아는 사람이 판매를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왕이면 대행같은 거 필요없이 직접 책임지고 물건을 판매하는 판매자면 더 말할 나위 없다.

 

최근 인터넷 쇼핑몰 붐이 일어나면서 키워드 싸움도 장난이 아닌 것 같다. 자기 돈 벌자고 키워드 분석하고 부정한 밥그릇 싸움은 많이 하면서, 정작 자신이 뭘 팔고 있는지는 잘 모르니, 이건 대단한 모순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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