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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 타고 정안 알밤휴게소 지나 전주 가는 길에..

by 비르케 2021.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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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무겁게 내려앉은 흐린 날씨였는데, 서울을 벗어나니 하늘이 서서히 맑아졌다. 파랗고 맑은 하늘 보려고 이른 가을맞이 나선 것은 아닌데, 일 보러 전주 가는 길에 고속버스 타고 지나며 저절로 가을맞이를 했다. 혼잡한 도심을 벗어나 여유롭게 바라보는 풍경에 마음마저 저절로 편안해졌다.

 

정안 알밤휴게소 주차장

고속버스 타고 정안 알밤휴게소 지나 전주 가는 길에..

 

서울 센트럴시티 호남선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가물가물 한숨 잤더니 금세 정안 알밤휴게소에 도착했다. 정안 알밤휴게소는 논산천안고속도로(천안-논산간 고속도로)에 있는 휴게소로, 충남 공주시 정안면에 위치하고 있다. 

 

공주시는 공주 특산품 중 하나인 밤 홍보에 적극적이다. 지역에서도 밤을 이용한 음식들을 많이 개발하고 있다. 밤술, 밤꿀, 밤찹쌀떡, 밤빵 등 밤을 이용한 먹거리가 제법 많다. 정안 알밤휴게소에서 파는 공주 밤빵도 맛이 참 좋다. 겉은 살짝 바삭하다가 한 입 베어 물면 밤 앙금과 함께 부드럽고 달달하게 부스러지며 씹힌다. 정안 알밤휴게소에 들을 때마다 거의 사먹게 되는 것 같다. 

 

 

공주 밤빵 한 봉지
동글동글 맛있는 공주 밤빵
공주 밤빵

 

별생각 없이 공주 밤빵 한 봉지를 사들고 버스에 올랐는데, 생각해보니 마스크를 벗으면 안 되는 걸 깜박했다. 자차로만 주로 다녔기 때문에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마스크 때문에 버스 안에서는 음식물 섭취가 금지되어 있다. 봉지를 살짝만 열어서 밤빵님 얼굴 한번 보고 냄새도 살짝 맡아보고, 꿀꺽 침 한 번 삼킨 다음 사진 찍고 가방에 고이 넣었다. 

 

 

 

금강 지류 공주 유구천
공주 유구천

정안 알밤휴게소 막 지나면 보이는 하천, 유구천이다. 공주 유구읍에서 발원하는 하천으로, 금강으로 들어가는 지류다. 하천치고는 유량이 풍부한 하천인데, 넘실거리는 물줄기만 봐도 그렇고 주변 풍경도 좋아 보인다. 

 

 

부여 송국리유적 인근

 

공주 지나 부여로 향하는 길, 들판 한가운데 갈색 시설물(사진 왼쪽)에 '송국리 유적'이라 써져 있는 게 보였다. 낯선 이름이기도 해서 검색해보니, 청동기~조선에 걸쳐 다양한 유물과 유적이 발견된 곳으로, 주로는 청동기시대 유물들이 출토되었다고 한다. 

 

 

전주 톨게이트
전주 톨게이트

 

전주고속터미널 도착

 

 

전주에 도착하니 다시 하늘이 많이 흐리고 비라도 내릴 듯한 날씨다. 코로나19 때문에 전주터미널 안에도 이용객들이 적었다. 막상 고속버스를 타보니 마스크와 대화 자제를 당부하는 안내방송도 수시로 나오고, 차 안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도 볼 수 없었다. 코로나 시대가 길어지다 보니 지켜야 할 안전수칙도 생활화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코로나때문에 매표창구 무인화 운영

 

시간 여유가 좀 있어서 돌아갈 시간표를 잠깐 보려는데 매표창구가 아예 폐쇄되어 있다. 창구 유리에, 승차권 발권이나 환불은 키오스크를 이용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그리고 고속버스 감회 운행 안내문도 볼 수 있었다. 고속버스도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이번 전염병 사태 때문에 타격이 심하다 보니 감회 운행도 하고 최소한의 인력으로 어렵사리 버티고 있는 듯하다. 

 

 

 

전주고속터미널 시간표 1
전주고속버스터미널 시간표 - 서울,동서울 상봉, 성남, 고양/백석, 인천

 

전주고속터미널 전광판을 올려다보았다. 전주-서울, 전주-동서울, 전주-상봉, 전주-성남, 전주-고양/백석, 전주-인천 노선의 첫차, 막차, 심야, 운행 간격, 소요시간, 고속버스 요금(고속/ 우등/ 심야/ 프리미엄) 등이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전주에서 서울까지 2시간 35분으로 되어 있지만, 최소 3시간은 잡아야 할 것 같다. 서울만 첫차가 5시부터 있고 다른 도시는 첫차가 늦다. 

 

 

전주고속터미널 시간표 2
전주고속버스터미널 시간표 - 오산, 광명, 철산, 정안, 대전, 대구
전주고속터미널 시간표 - 부산, 울산, 광주

 

서울(동서울), 상봉, 인천, 성남, 고양 외에도, 전주-오산, 전주-광명, 전주-철산까지 다른 수도권 노선도 오간다. 그 외, 대전과 대구, 부산, 울산, 광주 등 광역시 노선이 있고, 정안 알밤휴게소에 환승정류소가 있어 그곳에서 타지방으로 환승도 가능하다.

 

정안 알밤휴게소에서 환승 가능한 곳은 다음과 같다. 상행선 환승버스 노선은 센트럴(서울 호남), 동서울, 상봉, 인천, 고양 백석/화정, 성남, 수원, 시흥, 용인, 안산, 천안 등이고, 하행선 환승버스 노선은 광주, 전주, 익산, 군산, 목포, 순천, 정읍, 남원, 여수, 연무대(논산), 김제, 영광, 동광양, 해남, 강진, 진도, 녹동(고흥), 영산포(나주), 완도, 담양, 보성(벌교) 등이다. 환승을 위한 예매는 코버스(https://www.kobus.co.kr)를 통해 가능하다.  

 

 

정안 알밤휴게소처럼 환승이 가능한 휴게소가 전국에 걸쳐 몇 군데가 있다. 정안 알밤휴게소 상·하행선, 횡성 휴게소 상·하행선, 선산휴게소 상·하행선, 인삼랜드 휴게소 상·하행선, 섬진장 휴게소 상·하행선에서 각각 환승이 가능하다. 다만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노선이 감회 운행중이기 때문에 운행 정보를 꼼꼼하게 체크해봐야 한다. 

 

 

도로에서 보는 전주천
터미널 주변 전주천

 

택시기사님께 들으니, 전주도 신도시가 생겨서 도시의 중심이 많이 이동 중이라 한다. 도시도 흥망성쇠가 있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원도심 회귀 현상도 일어날 테지만, 그 역시도 원도심 회귀가 되는 도시가 있고 되지 않는 도시도 있고, 앞으로는 도시마다 차이가 많을 것 같다. 전주는 전라도 중에서도 사투리가 심하지 않은 지역에 속하지만, 살짝살짝 묻어오는 전라도 억양이 반가웠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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