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물고 싶은 삶을 찾아서 :: 머물고 싶은 삶을 찾아서 (186 Page)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겨울과 다름없이 미세먼지가 지속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공기에 민감해졌다. 7월 말과 8월 초에 걸친 2~3주의 치열한 열기가 채 시작하기도 전에 도심은 벌써부터 무더위와의 싸움이다. 문을 열 수도 없을 뿐더러, 주말 실외 활동에도 제약이 생겼다. 

 

작년, 대전 유성 도안신도시에 살던 때만 해도 공기 질이 이 정도는 아니었다. 겨울엔 수도권과 별반 다를 바 없었지만, 여름은 확연히 달랐다. 그곳이 맑았던 건지, 아니면 올 여름 유독 미세먼지가 더 심해진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부옇고 흐릿한 날들이 지속되다보니 도안신도시에서 보던 청정 하늘이 그리워진다.

 

같은 대전권이라도 도안신도시가 있는 유성과 대전 구도심의 대기질은 무척 다르다. 계룡산을 비롯해 크고 작은 산들이 가까이 있고, 도시의 끝자락인데다, 공해 염려가 덜한 입지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때문에 대전 구도심쪽에서 일을 보고 도안신도시쪽으로 들어서는 순간, 눈앞이 개운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던 기억들이 있다. 예부터 살기 좋은 고장으로 꼽히던 유성이 아니던가.. 

 

구름의 모습이 꼭 유채 그림 같다. 진짜처럼 잘 그린 그림도 대단하지만, 그림같은 진짜가 역시 더 대단하다. 도시 아파트 생활이다 보니 하늘과 좀더 가까이 사는 사람들이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렇다고 탑층 매니아는 아니다.

 

대전의 중심을 수놓는 갑천의 모습이다. 이쯤이 도안신도시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갑천 주변은 공원으로 잘 조성되어 대전 시민과, 특히 자전거 매니아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대전 도심을 통과해 대청댐까지 이어져 있는 자전거길에서, 언젠가 금강 자락을 타고 온 청년들의 모습을 본 적도 있다. "미쳤지, 미쳤어!" 하면서도 껄껄대던 그들의 모습이 여기선 낯설지 않다. 심지어 천안에서 유성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다는 사람도 있었으니까.    

 

비가 내리던 날의 모습이다. 화질은 별로지만 나는 어쩐지 이 사진도 참 좋다. 늘 각박한 도심에만 주로 살다가, 또 우연찮게 아파트 저층에서만 살았었는데, 어쩌다 처음으로 고층에서 살아보았다. 거실과 방들의 뷰가 각기 다른 점도 좋았지만, 어디 한 군데고 막힌 곳이 없던 집이었다. 앞뒤로 탁 트인 전망이다보니 비가 오는 날도 유리창을 때리는 빗줄기 소리가 시원시원했다.    

 

도안 신도시 구석구석, 세월이 흘러도 지금처럼 오래 기억할 수 있을까. 어쨌거나 일년 반을 살던 곳이니 기억 아주 멀리로 도망가진 않을 것도 같다. 언젠가 도안에 가볼 날이 있을까 생각하면, 연고도 없는 곳이다 보니 아마도 그건 아닐 듯... 그래도 또 언젠가는 그곳에 서 볼 날이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 같은 자리에 섰을 때의 그 쓸쓸함은, 내가 예전의 내가 아니고 사람이 예전의 그 사람이 아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래도 그게 제일 큰 게 사실이다. 살면서 거처를 자주 옮기다 보니 이 또한 많이 느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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