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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6

카모메 식당-1 영화 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2007년 개봉작이다. 요리 장면, 음식의 소리, 예쁜 그릇, 여주인공의 단아한 몸짓'이 서로 어우러져 감각적인 잔상이 오래도록 남는 영화이다. 영화는 핀란드 헬싱키의 항구에서 갈매기들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이 영화의 제목인 '카모메'가 갈매기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갈매기를 따라 카메라가 이동하는 동안 나래이션이 이어진다. '핀란드 갈매기는 뚱뚱하다. 비대한 몸으로 항구를 뒤뚱거리는 것을 보면 초등학생 시절 기르던 '나나오'가 떠오른다. 나나오가 너무도 귀여워 엄마 몰래 밥을 많이 줬더니 점점 살이 쪄 죽고 말았다. 그 다음해에는 엄마가 돌아가셨다. 엄마를 사랑했지만 나나오때보다 덜 운 것 같다. 나는 살찐 동물들에게 약하다. 맛있게 먹는 모습이 좋아보이기 때문이.. 2016. 7. 31.
입시를 목전에 둔 아이들을 보며.. 여동생과 나는 연년생이다. 서로 비슷하게 결혼을 했고, 그러다보니 아이들도 비슷한 시기에 일 년 정도의 터울을 두고 가지게 되었다. 우리 애들 서기와 유니, 조카, 셋 다 남자애들이다. 외동인 조카는 그 중 가운데로, 우리 큰애 서기와는 속 깊은 고민이나 진로 이야기 등 엄마들에게는 못 할 말들을 허물없이 터놓는 사이다. 조카와 우리 둘째 유니는 놀 때 서로 죽이 잘 맞는다. 노는 걸로 치면 빠지지 않는 두 녀석이라 만나면 따로 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어릴 때는 서로 삼총사니 어쩌니 하면서 자기들끼리 이종 간이 아닌 친형제인 것처럼 지내던 사이니 지금도 친구들보다 더 각별해 보인다. 어느 날인가 연휴를 맞아 동생네가 집에 놀러왔다. 학원 숙제를 바리바리 한짐 싸와서 마음이 안 편했는지 조카가 공부방에 .. 2016. 7. 29.
이규보의 슬견설 이규보의 에 나오는 '슬견설(蝨犬說)'이다. 학창시절 이 글을 읽고 작은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옛 글에서 생명에 대한 가치를 이렇게 까지 자세하게 이야기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글 속에 등장하는 사람처럼, 사람이나 큰 짐승들만 죽음을 두려워 한다 여겼을 뿐, 미물이라 불리는 작은 생물들의 목숨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때였다. 그러나 학창시절 이 글에 감동하던 것과 별개로, 그때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모기를 잡고, 파리를 내쫓고, 더러는 먼지다듬이도 휴지로 쓱 해치운다. 거기엔 항상 '해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나름의 구실이 붙는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들이 이렇게 작은 곤충이나 벌레같은 미물에만 가학을 가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 도심에 출몰하는 멧돼지를 사살할 때도 가책같은.. 2016. 7. 28.
공포의 아목(amok)만큼이나 무서운 것 일본에서 최악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40분간 무려 40명을 찌른 사건이다. 이 20대 남성은 장애인 수용 시설에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직원과 환자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그는 곧바로 자수했고, 장애인 따위는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 시설에서 3년 넘게 근무하다 올해 초 그만둔 그는, 한 지인에게 장애인들은 차라리 죽는 편이 가족들에게도 더 낫다며 자신이 장애인들을 죽이겠다고 말했다 한다. 요즘 지구촌을 떨게 만드는 IS 테러도 이번 일본에서 발생한 사건과 비슷한 면이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대의(大義)를 위해 스스로 나섰다는 점에서다. 난민 수용이 관용적이고 도의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낯선 땅에서 살아가며 겪는 차별과 정체성 혼란이 이들로 하여금 이른.. 2016. 7. 27.
단막드라마 극본 어떻게 써야 할까-2 드라마 작법에 대해 이야기 하기엔 좀 민망한 감이 없지 않다. 누군가를 위해 이런 글을 써도 될까 하는 생각에 접을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거의 7년여 만에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면서, 아무리 바빠도 되도록 하루 한 편의 포스팅은 해보자 다짐한 터라, 필요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내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만 정리해 보려 한다. 이번 KBS 단막드라마 공모에 참여하는 분들에게 잠시 자기 작품을 다른 눈으로 해석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포스팅을 시작한다. 드라마는 눈으로 직접 보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소설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들을 고려해야 한다. 소설은 책을 산 독자가 이미 작가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래서 작가가 하는 이야기를 애써 들여다보는 구조이다. 반.. 2016.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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