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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5

아날로그 시대, 겁없던 짠순이의 독일행-2 세 번에 걸친 나의 독일행은, 우연찮게도 출발 날짜가 세 번 중 두 번이 10월 1일로 같았다.목적지또한 세 번 중 두 번이 같은 도시였다. 용감무쌍하게 감행하지 않았더라면 거의 불가능했을 첫 독일행, 그러나 시작부터가 순탄치 않았다. 관련 이야기: 아날로그 시대, 겁없던 짠순이의 독일행-1 다가올 어떤 일들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면 할수록, 이상하게도 막상 닥쳤을 때 의외로 술술 일이 잘 풀리곤 한다. 고민을 한다는 자체가 어쩌면 일종의 공을 쌓는 작업이 아닌가 생각된다. 처음으로 외국행 비행기를 탔던 날, 프랑스를 경유해 독일로 들어가는 복잡한 루트를 굳이 항공권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한 나. 그렇게나 무모한 여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다. 첫날 파리에서 일박을 하고, 다음날 오.. 2016. 9. 8.
하이델베르크, 그리고 I'll Make Love To You.. 외국에 나와 공부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대개의 경우 어학을 하던 시절이라 답한다. 나 또한 그 때가 가장 즐거웠던 것 같다. 나의 어학시절은 94년 프라이부르크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문과를 졸업한 덕에 바로 중급반에서 수업을 들었던 지라, 외국어에 입문할 무렵의 황당한 에피소드나 재미난 추억거리는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를 떠올리면 입가에 미소가 번져옴을 느낀다. 열 명 정도로 이루어진 내 반은 소위 선생들 사이에서 '미친반'으로 통했다. 분위기가 완전 가족적이었다고 말해야 하나, 서로 죽이 잘 맞았다고 말해야 하나.. 서로가 너무 잘 통해서 한시도 조용하지 않은 반이었다. '마르코'라는 애의 생일날, 슈바르츠발트(흑림) 근교의 멋진 찻집으로 그애가 친구들을 초대하기도 했고, 가까운 스.. 2009. 6. 21.
Gabi und Klaus - Die Prinzen 사랑이라는 게 타이밍이 중요한 것인가 봅니다. '디 프린첸(Die Prinzen)'의 노래, '가비와 클라우스(Gabi und Klaus)'에서도 서로 타이밍이 맞이 않아 사랑이 미움으로 변해버린 한 연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디 프린첸(Die Prinzen: '왕자들'이라는 의미)은 90년대 초부터 비교적 최근에 이르기까지 활동하던 남성 그룹으로, 약간은 코믹이 가미된 기발한 노래들을 주로 들려줍니다. 가비는 클라우스를 원해 하지만 클라우스는 차갑게 말하지,"다 끝났어!" 가비는 울었어,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아서. 클라우스는 차갑게 말하지, "더이상 널 원치 않아." 가비는 외로웠어 지독하게 외로웠지 클라우스를 떠올리며 되뇌기를, "진짜 나쁜놈이야." 그녀는 그를 잊기로 했어 잊어버리려고 빗속.. 2009. 3. 7.
Küssen verboten - Die Prinzen Küssen verboten Du willst mich haben, denn du findest mich schön Ich muß sagen, das kann ich gut verstehen 넌 나를 택했어, 내가 멋지다고 느꼈기에 그랬겠지?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그건 나도 이해가 돼. Du machst Geschenke und wäschst bei mir ab Und ich denke, daß ich's gut bei dir hab 넌 선물도 주고, 우리 집에서 설거지도 해주더라 네가 그렇게 해주니 나도 좋았어 Doch da gibt es eine Sache, die ich gar nicht leiden kann Kommen deine feuchte Lippen zu nah an mich 'ran 다.. 2009. 2. 17.
94년의 자작나무.. 지금으로 부터 14년 전, 그러니까 1994년 10월, 나는 난생 처음으로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최종 목적지는 독일... 그렇게 나의 무모한 여행은 시작된다. 당시 모 출판사에서 소설부분 신인상을 받고 나서, 이대로는 경험이 적어서도 아무것도 못 쓸 것만 같은 느낌으로, 내 인생에서의 새로운 획을 한 번 그어 보자는 일념 하나로, 나는 그렇게 독일행을 떠올렸었다. 그러나 계획을 감행하기에 가장 큰 장벽은 바로 '자금'이었다. 비행티켓이라도 끊어야 출발을 할 것이기에.. 독문과를 다니는 내내, 학과 특성상 방학마다 있는 '어학연수 프로그램' 공고문을 보면서도 마음속으로 그저 손가락만 빨아야 했던 나로서는 먹고 살기도 빠듯한 집안 형편에 '독일'이란 그저 요원한 꿈만 같았다. 그러던 중, 당시 방송을 .. 2008.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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