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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2

이규보의 슬견설 이규보의 에 나오는 '슬견설(蝨犬說)'이다. 학창시절 이 글을 읽고 작은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옛 글에서 생명에 대한 가치를 이렇게 까지 자세하게 이야기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글 속에 등장하는 사람처럼, 사람이나 큰 짐승들만 죽음을 두려워 한다 여겼을 뿐, 미물이라 불리는 작은 생물들의 목숨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때였다. 그러나 학창시절 이 글에 감동하던 것과 별개로, 그때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모기를 잡고, 파리를 내쫓고, 더러는 먼지다듬이도 휴지로 쓱 해치운다. 거기엔 항상 '해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나름의 구실이 붙는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들이 이렇게 작은 곤충이나 벌레같은 미물에만 가학을 가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 도심에 출몰하는 멧돼지를 사살할 때도 가책같은.. 2016. 7. 28.
죽은 후, 나무와 함께 상생해 보는 건 어떠할까? 사람이라는 게, 또 생명이라는 게, 필시 영원할 수는 없으니 언젠가는 누구든 흙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 자명한 이치입니다. 그저 이름 모를 한 줌의 흙으로 사라지느니, 어느 나무 아래 묻혀, 그 나무를 빌어 또 하나의 생명으로 상생할 수 있다면 어떠할까요? 얼마 전 인근의 수목장(樹木葬) 묘지에 다녀왔습니다. 독일에서는 대부분의 수목장이 거대한 숲 한 군데에 들어서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발트프리트호프(Wald 숲+ friedhof 묘지)라는 이름으로 불리웁니다. 수목장은 시신을 관에 넣거나(매장형) 불에 태운 후 가루로 만들어 분해 가능한 소재에 싸서(산골형) 나무 아래 묻는 형태로, 1993년 스위스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죽은 사람을 위한 공간인 묘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나.. 2009.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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