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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2

우중충한 날씨가 연일 계속되다 잠깐 쾌청해지기에 집 앞으로 산책을 나갔다. 웬걸, 나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날씨는 다시 또 흐려지기 시작한다.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끝이 아직은 매섭다. 그늘진 곳에 흐르는 냇물에는 아직 얼음도 보인다. 한쪽 구석의 나무 그루터기의 모습도 쓸쓸하기만 하다. (비 때문인지, 얼음이 녹은 때문인지 냇물이 흙탕물이다.) 하지만 이러저리 뜀박질 해대는 아이들의 모습은 딱 봄이다. 이리저리 덩달아 작은 뜀박질을 하다 푸드득 날갯짓으로 행인을 놀래키곤 하는 지빠귀의 모습을 봐도 봄이다. 자세히 보면, 누렇게 숨죽여 누워있던 풀 속에 연둣빛 새싹들이 얼굴을 내미는 것도 보인다. 봄이다. 누군가는 목 빼고 기다리고 있을 법한, 그런 봄이다. (사진으로는 어쩐지 쓸쓸해 보이지만, 실은.. 2009. 3. 11.
눈 내리는 날... 내리는 눈은 사람 마음 만큼이나 주변의 소리까지 먹어 버려 온 세상을 하얀 고요속에 파묻어 버린다. 내게는 이런 함박눈 내리는 날 가슴 아린 기억들이 유독 많다. 아무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고 머리카락에 가린 눈물을 살짝 훔치던 날도 있었고, 파묻히는 눈 속에 슬리퍼 하나 달랑 끌고 어딘가를 서성이던 기억도... 그 때 나는 언제나 내리는 흰 눈만을 보았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무수히도 많은 검은 눈이 내리기도 하는 것을... 가로등 빛을 올려다 보아도 검은 눈은 폭죽처럼 내려붓는다. 어느날인가 운전을 하다 이런 함박눈을 만났다. 문득 어디론가 핸들을 돌려 숨어버리고 싶었다. 내려붓는 눈이 두려워 더 이상 헤치고 나아갈 수가 없어서... 아직도 눈이 무섭다. 그러나 흰 색이 주는 이유없는.. 2009.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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