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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보..

드라마의 홍수 시대, 드라마가 가야할 길

by 비르케 2016.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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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틀면 온통 드라마 천지다. 예전 같으면 주부들의 전유물이었던 것이 요즘은 애어른 할 것 없다. 심지어 ‘드라저씨(드라마에 빠진 아저씨)’ 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드라마 비주류 중년 남성들까지 드라마에 빠져들고 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는 몇 편이나 될까?

일단, 미니시리즈 내지는 중편 분량의 월화/ 수목 드라마들이 있다. 또 대부분 장편으로 구성된 주말 드라마도 있다. 그뿐인가, 아침 드라마도 있다. KBS, MBC, SBS 뿐 아니라 Jtbc, TVn 같은 종합편성채널들도 과감하고 혁신적인 투자로 드라마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으니, 어림 계산해도 15편 전후의 드라마가 한꺼번에 생겼다 없어졌다 한다고 볼 수 있다.

 

드라마를 쓰는 이들은?

문학적 소양을 갖춘 30~50대가 주를 이루지만, 보조작가로 발을 디뎌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20대들도 많다. 또한 ‘3포 세대’라 일컬어지는 젊은 층까지, 취업도 힘들겠다 방송작가를 꿈꾸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들의 전공은 꼭 문학만이 아니다. 심지어 문과 쪽과는 담을 쌓은 이들도 많다. 최근 드라마 추세가 무궁무진한 소재를 갈구하기에, 오히려 원론적 문학 지식보다 고무적일 수 있다. 

 

드라마 홍수 속에 신인 등용문은 더 넓어졌을까?

신인 작가 발굴에 적극적이던 예전과 달리, 최근 방송사는 드라마 콘텐츠 확보에 더 민감해졌다. 어디든 콘텐츠 차별화 없이는 망하는 세상이고, 방송국이라 해서 다를 바는 없다. 그 바람에 신인 등용의 관문이었던 단막극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 어렵사리 제작해도 어차피 보는 이가 없으니 굳이 붙들고 있을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사정이 이러니 공영방송인 KBS를 제외하고는 현재 단막극 공모를 거의 하지 않는다. 아무리 참신한 작품일 망정, 예전 TV문학관, 드라마시티, 베스트극장을 기다리던 때처럼 그 시간만을 기다려주는 시청자가 없다 보니 방송사으로서도 어쩔수없는 일이 아닐까 일면 이해도 간다.

 

한때 모두가 열광하던 TV문학관도 세월따라 관심에서 멀어졌다.  KBS가 다각도로 부활을 모색했지만

그때마다 오래가진 못 했던 것 같다. 이 작품 '새야새야' 또한 감명깊었는데, 과연 기억하는 이들이 있을까?

 

대중을 사로잡을 만한 강렬하고 혁신적인 콘텐츠라면 웹툰도 가리지 않는 것이 요즘 드라마의 추세다. 조금은 비현실적일지라도 대중은 일일이 따지지 않는다. 그러니 개연성 같은 건 뒷전이다. 드라마상 우연의 남발은 어떤 사람에게는 몰입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드라마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저 보고 즐거우면 되는 것이 요즘 드라마다. 그러다보니 이런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등장인물들이 서로 우연히 만나고, 두 사람이 서로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며, 그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은 단 둘의 인연에만 그치지도 않는다. 수없이 ‘아는 사람의 또 아는 사람’, ‘아는 사람의 또 아는 사람의 또 아는 사람’ 일색이다. 좀 씁쓸하다. 아무리 대한민국이 좁아, 다섯 명 건너면 다 아는 사이라지만, 참 심하다. 게다가 우리나라 법정드라마는 ‘법정에서의 사랑 이야기’이고, ‘의학 드라마’는 병원에서의 사랑이야기라는... 그런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로맨스 열풍이니, 가끔은 가슴이 찢어지는 사랑 이야기에, 가슴은 찢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냉정해지는 경험을 하곤 한다.

 

한때 여의도를 들락거리던 때가 있었다. 방송사마다 지금도 있는 ‘방송아카데미’라는 걸 만들어 방송작가를 양성하기 시작한지 얼마 지난 때였다. 방송국 아카데미의 비싼 수업료가 문제인 사람들은 대부분 여의도 ‘금산 빌딩’에 있는 ‘방송작가교육원’을 전전했다. 방송사 아카데미보다는 정착률이 낮았을지 모르겠지만 현직 작가들이 강사를 겸하고 있어 당시에도 교육은 알차게 진행되던 곳이었다. 최근 방송작가교육원의 입지가 몇 년 사이 어마어마해진 것을 보고 새삼 놀랐다. 이제는 그야말로 아무나 못 들어간다. 면접도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작가들이 주관한다. 그만큼 방송작가가 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방증이다. 그들이 '공모전'이라는 희망고문을 매번 겪어가며 단념하지 못 하는 길인 만큼, “쏟아지는” 드라마의 모습은 세월 따라 또 어떻게 바뀌어 갈지 그 또한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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