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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갓파쿠'가 돌아온다

by 비르케 2016.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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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 '갓파쿠와 여름방학을'이 재개봉한다. 하라 케이이치 감독의 2007년작으로, 2008년 개봉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영화다. 이번 개봉은 한국어 더빙판이라고 한다.

 

영화는 200여년 전 에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 역사에 힘으로 정권을 장악했던 고려시대 100년간의 무신정권이 있었다면, 일본에는 5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쇼군'이 지배하던 막부 시대가 있었다. 에도 시대는 에도, 즉, 지금의 일본 수도인 동경에 근거지를 둔 막부가 지배하던 시대다. 무신정권에 삼별초가 있었듯이, 쇼군의 수하에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용된 전문 칼잡이들이 있었다. 그들이 곧 '사무라이'다.

 

 

이야기는 사무라이에 의해 '쿠 (200여년 동안 땅속에 있어 자신의 이름은 기억 못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얻은 이름이다. 이하 '쿠')'의 아버지가 죽음을 당하면서 시작된다. 늪의 요괴 갓파인 쿠 부자는, 늪을 메워 땅을 개간하려는 어느 사무라이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그에게 제발 늪을 메우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늪을 메워 부정한 방법으로 이득을 챙기려던 사무라이는 이 사실을 들킬까 두려워 쿠의 아버지를 칼로 벤다. 그때 아버지의 오른팔이 나가떨어진다. 쿠의 아버지를 죽이고 쿠도 죽이려는 순간, 지진이 일어나 쿠는 그대로 땅 속으로 들어간다.

 

타임 슬립...

 

코이치는 방학을 앞두고 고민이다. 친구들은 모두 여행을 간다는데, 딱히 방학동안 할 일이 없다. 그러던 중 하굣길에 친구들과 장난을 하다 실수로 신발을 하천쪽에 떨어뜨린다. 신발을 주으러 내려갔다가 자꾸 발에 걸리는 돌이 있어 집어 던지게 되는데, 돌이 둘로 나뉘며 화석이 드러난다. 신기한 나머지 집으로 가져오는 코이치... 돌멩이를 씻고 있는데, 점차 뭔가가 그 속에서 살아난다. 물의 요괴, 갓파다.

 

쿠와 코이치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쿠~' 하는 소리를 자주 내서 '쿠'라는 이름도 붙여준다. 인간들에게 부탁을 하다 죽음을 당한 아버지와 달리, "제발 죽이지 말아주세요!" 하며 부탁하는 쿠를 코이치 가족은 따뜻하게 맞아준다.

 

"구로메 강이 어디인가요?"

쿠가 자신의 고향을 찾자, 코이치의 아버지가 알아본 끝에, 그곳이 에도시대에 있던 지명임을 알게 된다. 다른 갓파를 찾아 떠나겠다는 쿠에게, 바깥 세상은 무서운 곳이라고 일러주는 가족들.

 

"사무라이가 있나요?"

하며 눈이 커지는 쿠.

"사무라이는 없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게 많아."

 

 

쿠가 아버지에게 이렇게 묻던 적이 있었다.

"용은 무서운가요?"

"응. 그래도 좋은 신령이야."

이렇게 답한 아버지는 한 마디를 덧붙인다.

"용도 무섭지만, 그보단 인간이 더 무섭단다."

 

인간 중에서도 특히 무섭다는 사무라이인데, 그보다 더 무서운 건 또 무엇일까. 쿠는 인간들 속에서의 삶이 몹시도 두려워진다.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이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다. '자연회귀' 같은 주제만을 다루는 것도 아니다. 소소하게 흘러가는 스토리 속에서, 휴가임에도 일 해야 하는 아버지의 모습도 있고, 배웅하는 엄마에게 그다지 눈길을 주지 않아 서운함을 참아내는 엄마의 눈물도 있다. 또, 이혼 가정이란 이유로, 비밀이 많다는 이유로 친구들로 부터 소외당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도 있다. 또  당연히 이기적인 인간들의 모습도 낱낱이 보여지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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