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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중학생 봉사 활동, 의미 있는 일일까?

by 비르케 2016.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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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아들 봉사활동때문에 데려다 주고, 데리러 가느라 황금 같은 토요일이 갔다. 끝나고 밥을 먹고, 피곤해서 한숨 자고 나니 늦은 오후가 되어 버렸다. 어린애도 아니고 무슨 봉사활동에 까지 부모가 관여하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요즘 엄마들의 현실이기도 하다.

 

화성의 경우 도시가 길게 띄엄띄엄 있다 보니, 학생들 봉사활동 할 만한 곳 찾기가 더욱 쉽지 않다. 더군다나 동탄2신도시는 아직 기반시설들이 다 만들어지기 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곳이라 도서관이나 관공서 같은 봉사할 만한 곳이 마땅히 없다. 그 때문에 오산이나 수원 등지까지 뒤져서 봉사활동 할 만한 곳을 찾고 있다. 많이 불편하다.  

 

 

중학생 봉사 시간은 1년에 20시간,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합쳐 총 60시간이다. 이게 또 재미있는 것이, 관할 도교육청에 따라 1년에 20시간 이상 봉사 시간을 채워야 하는 지역도 있고, 무조건 3년간 60시간을 채우기만 하면 되는 지역도 있다.

 

경기도는 3년간 60시간을 채우면 된다. 그러므로 1, 2학년 때 무조건 60시간 이상을 채우고 나면, 봉사는 더 이상 신경을 안 써도 된다. 전에 있던 대전의 경우에는 일 년 단위로 20시간 이상을 채워야 했다.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이, 경기도에서 A라는 학생이 1학년 때 봉사 60시간을 다 채웠어도, 고등학교를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경우, 봉사에서 감점을 받을 수도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중3이 된 A학생은 부랴부랴 3학년 봉사 시간을 채울 수는 있지만, 1학년이나 2학년 때 빠진 각각의 봉사활동 20시간에 대해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구제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나도 잘은 모르겠다. 큰애의 경우 1학년 때 딱 19시간을 해서 1시간에 대한 감점만 받은 적이 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봉사활동은 대부분 도서관 정리하는 일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취소될 일이 없고, 실내에서 편하게 잔심부름 정도나 하면 되기 때문이다.

 

오늘 아들이 했던 활동은 '정화 활동', 쓰레기 줍기였다. 오늘따라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서, 신청한 아이들이 3명밖에 안 나왔다고 한다. 너무 추워서 주머니에 손 넣고, 그냥 어슬렁거리다가 온 모양이다.

 

중학생들에게 이런 봉사활동이 과연 의미있는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중학생 아이들은 받지도 않는 단체도 많다. 중학생들 또한 양로원이나 장애인학교의 말벗이나 산책도우미 등의 힘든 일은 기피한다고 한다. 그러니 결국 도서관 같은 곳에서 허드렛일을 돕거나 쓰레기 줍기 정도가 봉사활동이다.

 

봉사활동을 하는 아이들이나, 아이들에게 허드렛일을 시키는 관공서 직원들이나 이런 봉사활동에 대해 서로가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아무리 어리고 손 느린 공짜 노동력이라 할지라도 마구 하대하고 부려먹는 직원들도 더러 있고, 끌려오다시피 와서 시키는 일도 제대로 안 하려고 요령만 피우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자기 생각이 있고, 자신의 꿈과 연결해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고등학생 정도는 되어야 이런 봉사활동도 더 의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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