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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갈피를 못 잡는 백년지대계

by 비르케 2018.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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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대입 개편 방안이 확정 발표되었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정시 비율은 30%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시민 참여단으로 구성된 대입 개편 공론화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 2주 만이다. 시민 공론화 과정이 왜 있었는지 알 수 없게 따로 노는 정책 발표라, 이제껏 허비한 시간과 비용만 아깝단 생각이 든다. 

 

본래 공론화 과정에서 정시 45% 확대 이야기가 나왔던 만큼, 현재의 20% 수준에 비해 30%면 그다지 높지 않은 비중인데다, 수능 절대평가 역시 일선 학교에서 이미 내신 절대평가가 시행 중이라 그간의 혼선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애초부터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을 부분이었다. 또한 수험생 부담 완화를 위해 없애기로 했던 기하와 과학Ⅱ도 학술단체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그대로 남게 되었다. 이런저런 시도들이 모두 괜한 들썩임만 초래했다가 성과 없이 끝난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시(수능) 30% 이상 확대 권고

국어·수학·탐구 - 상대평가 / 영어·한국사·제2외국어or한문 - 절대평가

국어 : 독서, 문학 - 필수 / 화작, 언어와 매체 中 하나 - 선택

수학 : 문이과 구분 없어짐(가형, 나형 ×) 출제범위에 기하 포함 

사탐 과탐 : 17개 과목 중 자유롭게 최대 2과목 골라 응시

과학Ⅱ : 출제 범위에 포함

EBS 수능 연계율 50% 축소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내신비중 증가, 수상경력 개수 제한, 소논문 기재× 등

 

2022년 대입은 현재 중3인 학생들부터 적용된다. 완전히 개혁되는 새로운 대입의 희생양으로 보였던 중3 학생들이었는데, 생각보다 바뀐 부분이 많지 않다 보니, 오히려 반대로 이득을 보게 된 세대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느 정도는 재수생 방어도 되고, 크게 달라지는 부분 없이, 다수가 원했던 정시 비율만 커졌기 때문이다.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학생들은 정작 현 고1이 아닐까 생각된다. 문·이과 통합 최초 학년이라, 듣도 보도 못한 사탐 과탐 과목들을 울며 겨자 먹기로 다 해야 하고, 가장 크게는,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과 수능 시험 과목의 괴리로 학업 부담이 많아졌다는 점이 문제다. 우왕좌왕 하는 와중에 정말 실험용 개구리 같은 처지에 놓여버린 현 고1이다. 게다가 학계의 거센 반발과 불협화음 속에 '기하'가 수능에서 빠진 유일한 세대가 이들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재수를 하게 된다면 악재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재수', '삼수'는 당분간 답이 없다. 재수학원만이 반색을 하면 모를까..

 

사교육 시장의 호황과 대치의 귀환? ... 어쩐지 느낌이 '갑분싸', 요즘 애들 표현마따나, 갑자기 분위기 싸하다. 100 퍼센트 맞는 답도 없지만, 답이 뭔지 모를 때는 뭐든 좀 자제하면 안 되는 것일까. '확정'이라 발표하면 그게 다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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