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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보..

대입 자소서, 좋은 자소서란..

by 비르케 2018.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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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란 자신이 써야 하는 글이 맞다. 자기에 대한 소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사회 경험이 없는 어린 학생들이다 보니 자기 소개글일망정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 이유로 각 학교의 담당 선생님들이나 학원가의 강사 분들이 자소서에 조언을 주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잘 쓴 자소서는 사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그다지 필요가 없다. 그저 문장이나 다듬어 주면 그뿐이다. 그렇다면 잘 쓴 자소서란 어떤 것일까? 잘 쓴 자소서란 결국 내용에 충실한 자소서다. 미사여구나 장황한 설명이 필요 없다. 어차피 각각의 질문마다 1000자 전후의 답을 원하기 때문이다. 결코 많다 할 수 없는 1000자 전후의 분량을 두리뭉실한 이야기들로만 채운다면, 아무리 수려한 문장들이라 해도 그것은 이미 자기소개서의 의미조차 모르는 일이 되어 시작부터 어긋나 버린다. 

 

대학에 따라 다른 형태의 질문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자소서는 아래 있는 네 가지 질문으로 집약되어 답을 요구한다. 각자의 질문마다 어떤 답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면 의외로 자소서를 쓰는 일이 어렵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학교에서 어떤 식으로 공부를 했고, 뭘 배웠는지를 묻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실수를 하는 것이, 본인은 호기심이 많다거나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책이나 검색을 통해 다시 찾아보았다는 식상한 답을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는 개인의 학습 성향보다는, '뭘 배웠나?' 또는 '뭘 느꼈나?'가 중점이다. 묻는 말에 분명히,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라는 표현이 있음에도, 뜬구름 잡는 표현들을 쓰는 학생들이 다수다.

 

이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이 필요하다. 지원하는 학과의 특성에 따라, 예를 들어 과학이나 수학 관련 전공을 하려는 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으로 실험을 해서 결과가 어떻게 나왔다거나 어떤 논제를 스스로 증명했던 경험에 대해 쓸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있는 결과나 내용들을 기반으로 쓰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실험이나 증명에 실패한 기억이라도 그 학생의 학습 의지나 학습 능력을 보고자 함이므로, 상대방에게 어필할 수 있는 내용이 무엇일지 평소에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미리 생각을 해놓는 편이 좋다. 급조한 내용은 눈에 확실히 보이기 마련이다. 재학 기간 2년 반 동안 한두 가지는 꼭 미리 생각해 두자.

 

 

이 부분은 활동을 열심히 했던 학생이라면 수많은 활동 중에 3개만 써야 한다는 것이 아쉬울 테고, 활동이 부족한 학생은 1000자도 아니고 1500자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압박을 줄 수 있다.

 

우선 생각할 점은, 쓸 게 너무 많은 학생들은 활동 내용을 잘 정리하는 편이 좋다. 이 부분도 '배우고 느낀 점' 위주기 때문에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 전교 회장, 반장, 동아리 회장, 단장... 수많은 타이틀을 늘어놓아 봤자, 그 글을 읽어줄 상대는 더 큰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맡은 일, 대회 참가 경험 등을 담담하게 꼼꼼히 쓰는 일이 중요하다.

 

쓸 게 없는 학생들은 어떻게 할까. 주로 동아리 활동이나 대회 참가 경험 등을 잘 끌어내면 된다. 동아리 활동을 꾸준히 안 했더라도, 자소서를 위해서라도 비슷한 친구끼리 모임 하나 미리 만들어서 뭔가를 탐구하든가 교내 대회에 참가라도 하면 그걸로 됐다. 대신 잘 써야 한다. 여기서도 1번처럼 실험 결과, 대회 참가 경험 등을 통해 느낀 점을 쓴다. 물론 다른 질문란에 썼던 이야기를 반복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문과도 다르진 않다. 예를 들어 문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하자. 교과서에서 필 받은 작품 하나를 탐독한다. 방학때라도 배경이 되는 장소에 친구랑 다녀오면 그걸로 쓸 거리 하나는 완성이다. 거짓을 쓰면 안 되지만, 자소서도 노력의 소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이 그래도 나름 참신한 내용들을 많이 보여주는 부분이다. 친구와의 갈등을 풀어간 이야기, 봉사활동(고교 봉사활동 자체가 봉사단체 한 군데를 계속 다니는 것을 지향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도 관계도 형성됨) 중에 만난 사람에 대한 이야기, 친구와 협력해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경험 등 이야기들이 그런대로 다채롭다.

 

중요한 점은 여기서도 그 과정을 통해 "느낀 점"이다. 그냥 친구와 갈등이 풀리고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을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이왕이면 한 문장 정도는 고사나 훌륭한 격언, 읽었던 책 등을 인용해 연결하면 그 경험이 더 빛나 보이고, 책을 많이 읽는 학생같은 느낌도 줄 수 있다.

 

 

아직 대학 생활에 대해 모르는 학생들에게 4번 질문은 고역이 될 수 있다. 진로 선택을 위해 노력한 과정까지는 그렇다 치고, 대학 입학 후 계획에 대해 많은 학생들이 뭘 써야 할지 헷갈려 한다. 그러나 대학 입학 후의 계획은 그저 계획일 뿐이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가려는 대학 학과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어떤 공부를 하는지 살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문학과를 지원한다면, 나아가려는 방향이 현대문학 쪽인지 고전문학 쪽인지, 영국 문학인지 미국 문학인지, 아예 문학보다는 어학 쪽인지 자신이 나아가고 싶은 바를 표현하면 된다. 문학을 공부하겠다고 하고서 입학해 어학을 한다 해도 본인 선택이 바뀐 것을 두고 뭐라 할 사람은 없다. 진로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자소서에 쓴 직업 말고 다른 직업을 가진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선택한 전공에 대해 모르고 있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자소서에 쓰는 글들이 면접에서 자신에게 화살이 되어 날아오는 일이 없도록, 자기가 선택한 대학의 학과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계획을 마련해, 면접의 그날까지 꼭 숙지해야 한다.

 

자소서는 거짓말이 되어선 안 된다. 꼭 써야 할 자소서라면,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고2, 고1 때 이를 염두에 두고, 위의 네 가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스스로 마련해 보는 것이 좋다. 답을 먼저 마련하고 그 답을 위해 거꾸로 가는 일도 때로 의미있는 일이다.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꼭 해야 할 일을 좋아해 주기" 

원하는 대학을 가기 위해 못 할 게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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