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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여행.. 산책..

오사카가 한눈에, 하루카스300

by 비르케 2019.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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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300미터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아베노 하루카스 전망대, 흔히 하루카스300이라 불리는 곳이다. 하루카스300은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서 노을이 물드는 광경부터 야경까지 한꺼번에 다 누리는 것이 가장 좋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노을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가 않다.

 

텐노지역 지하도를 따라서 하루카스300 입구로 간 다음,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매표소가 있는 16층으로 이동한 후, 거기서 다시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탄다.

 

아베노 하루카스 60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어디가 어딘지 화려한 야경에 넋을 잃은 와중에, 딱 하나 알 만한 곳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츠텐카쿠(通天閣)'다. 마지막 사진 왼쪽에 있는, 한때는 오사카의 상징이기도 했던, 에펠탑을 닮고 싶었던 츠텐카쿠...

 

 

아예 이렇게 자리잡고 앉아 화려한 도시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한없는 감상에 젖어있는 분도 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정지된 화면 같으면서도, 또 그 하나 하나의 불빛은 한쪽에서 꺼지기도, 또 다른 한쪽에서 켜지기도 하면서 도시 전체의 야경을 만들고 있다.  

 

 

60층 전망대에서 아래를 굽어 보면 58층에 휴게 공간이 보인다. 천정이 뚫려 있어 아래서도 위층을 올려다 볼 수 있다. 하루카스300 방문객은 58층~60층까지를 자유로이 오갈 수 있고, 60층으로 들어와서, 나갈 때는 59층으로 나가게 되어 있다.

 

 

58층으로 내려가 보았다. 옥외정원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아까 60층과는 달리 한기가 꽤 느껴진다. 60층은 전망대만 있다면, 여기는 곳곳에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왼편으로는 함께 온 사람들끼리 음식을 주문해 끓이면서 먹을 수 있는 코타츠도 있다.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 코타츠에 폭신히 파묻혀 맛난 탕을 끊이며 담소중인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여기가 일본이 맞구나 하는 실감이 났.

 

 

만지면 청아한 소리와 함께 빛을 쏘아올리는 파이프. 의외로 아이들보다도 남자분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다.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고 앉아 있노라니 아이들보다 아빠들이 더 자주, 그리고 오래 파이프에 집중하는 게 보여 왜 그런 걸까 생각했지만... 답은 알 수 없다.  

 

 

58층 창가 자리에 앉아 바라본 야경도 괜찮았다. 하루카스에 오기 전 허기가 느껴져서 빵집에 들러 빵을 두 개 샀는데, 일본 사람들은 도통 길에서 뭘 먹질 않는 거다. 그래서 배는 고프지만 가방에 고이 넣어두었었는데, 그제서야 그걸 꺼내 이렇게 예쁜 야경을 바라보며 늦은 저녁을 먹었다.

 

다음 날이면 돌아간다는 아쉬움에 여길 나가 숙소로 곧장 가긴 싫었는데, 울 애들, 서기와 유니는 피곤하다며 먼저 숙소로 돌아간다고 했다.

 

걷는 속도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른 신세대 아이들이다 보니 여행 중 따로 다녀도 좋다고 먼저 말한 건 나였는데, 막상 젊은애들은 볼 거 보고, 살 거 산 다음 피곤하면 바로 숙소행이다. 살까 말까 물건을 들었다 놨다 하는 나랑은 달라도 한참 다르고 속전속결 나이만큼 빠릿빠릿하니, 나보다 먼저 숙소에 간다 한들 하루 동안 본 건 틀림없이 나보다 더 많았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며 난 다시 난바로 향했다. 여행 나흘째, 그때까지 아직 글리코상도 만나지 못 한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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