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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6

생강청 담기 며칠 전 마트에 갔다가 생강을 세일하기에 상태 좋아 보이는 걸로 몇 개만 담아보았다. 많은 양을 담으면 이상하게도 잘 먹지 않게 돼서 정말 몇 개만 담았더니 삼천 원 정도... 생강청은 한 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지만, 레몬청 만들었던 적이 있어서 비슷하게 만들어 보았다. 생강 껍질을 벗겨 얇게 저며 썬 후 열탕 소독한 병에 담으면서 간간이 설탕을 넣어주었다. 생강과 설탕은 1:0.8 정도면 되지만, 헷갈리면 그냥 1:1 을 권한다. 사실 대략 보면서 하다 보면 0.8이나 1이나 엇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생강과 설탕을 병에다 번갈아 넣어주며 중간 중간 꾹꾹 눌러주면 어이없게도 쑥쑥 들어간다. 이 병으로 두 개는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웬걸, 중간에 꾹꾹 누르면서 담으니 저 양이 결국에는 병에 다 들어갔.. 2016. 11. 24.
입시철, 입시 한파는 없다지만... 어제는 외고, 국제고, 자사고 원서접수 마감일이었다. 그리고 내일은 드디어 수능일이다. 올해는 다행이도 입시 한파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수험생과 그 가족들의 마음은 바람 부는 벌판에 홀로 서 있는 느낌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는 학력고사 세대이다. 학력고사 날 모든 게 판가름되었다. 고교 3년 동안 죽어라 고생하며 공부한 이유는, 원하는 학교에 원서를 쓸 수 있는 바탕을 만들기 위함이었지, 정작 대입은 그날 하루의 시험으로 당락이 결정되었던 것이다. 학력고사를 치르던 날, 그때는 12월에 대입 시험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갑작스레 눈이 수북이 내려 있었고, 길바닥은 꽁꽁 얼어붙어 온통 빙판투성이었다. 이른바 '입시 한파'였다. 부랴부랴 준비물을 챙기고, 핫팩 챙기는 일도 잊지 않았다. .. 2016. 11. 16.
<내가 만난 이중섭> - 김춘수 화자인 김춘수가 '이중섭'을 만난 일을 쓴 시다. 광복동과 남포동은 부산에 있는 지명이다. 즉, 부산에서 이중섭을 만났다는 것인데, 부산으로 말하자면, 이중섭 뿐 아니라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인고의 장소이다. 부산에서 이중섭은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 나갔다. 남부럽지 않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당시 엘리트 코스였던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그였지만 한국전쟁은 그를 비참함속으로 몰아넣었다. 원주에 어머니를 두고 잠시 피난한다는 것이 영영 이별이 되어 버렸고, 집도 절도 없는 궁핍한 삶 속에서는 그림마저도 사치였다. 그의 아내는 일본 여자였다. 유학 시절 만난 마사코(한국 이름 '남덕')는 그에게 있어 등불과도 같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가난에 허덕이다 결국 병이 들었고, 어쩔 도리 없이.. 2016. 11. 10.
대입 만큼이나 치열한 고교 입시-2 내가 학교에 다닐 때에도 밤잠을 거의 안 자다시피 하면서 독하게 공부하던 친구들은 있었다. 불면과 싸우느라 커피를 마셔대고, 코피를 쏟고, 그러면서도 친구들 앞에서는 아닌 척 했으니, 뭔가를 철저히 일궈내기 위한 과정은 우선 자기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인 것도 같다. 그때는 그래도 고등학교에 올라가 열심히 하면 뭐든 됐었다. 정말로 미친 듯이 공부하면 어딜 가든 갔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볼수록 가련하기 짝이 없다. 중학생때부터 일찌기 고교 진학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학고나 외고, 자사고, 일반고 중에서도 이른바 명문고에 진학해야 대학도 보장이 되는 게 현실이다. 내가 살고 있는 화성 지역은 고교 비평준화 지역이다. 즉, 성적에 따라 차별적으로 일반고 학교를 지원할 수 있다. 화성 지역 학생, 학.. 2016. 11. 9.
어느 도시에서 본 터줏대감, 동네 보호수 대단지 아파트들이 들어서는 곳이나 공원이 새로 만들어지는 곳에 가면, 흙먼지 날리는 한가운데 우람한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광경을 간혹 보게 된다. 이른바 보호수로 지정되어 건드릴 수 없는 나무들이다. 우연히 지나다가 보게 된 이 보호수도 일이년 전에는 황량한 벌판에 홀로 서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주변 아파트들이 다 올라오고, 다른 나무들도 새로 심어져서 작은 공원의 터줏대감 모양새다. 수령이 오래된 이런 나무들은 종종 사연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얼마전 모 신도시에서는 500년 묵은 나무에 얽힌 전설이 외지인을 떨게 하기도 했다. 서울의 집값이 오르고 교통이 편해지면서 수도권 외곽에 어렵사리 내집 마련을 한 사람들에게, 그 고장의 밑도 끝도 없는 전설, 그 나무를 잘 모셔야 한다느니, 잘 모시지 .. 2016.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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