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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341

옥수수와 노지 오이, 여름을 붙들고 있기 일주일 전쯤 길에서 노지 오이를 샀다. 마지막 노지 오이였다. 추워진 날씨 때문에 이제 좀처럼 나오지 않는 귀한 오이다. 그리고 그쯤 시장에서 찰옥수수도 샀다. 옥수수 또한 이제 귀한데 운이 좋았다. 지나간 여름의 맛을 붙든다. 여름이 남기고 간 향기가 진하다. 옥수수와 노지 오이, 여름을 붙들고 있기 마지막 노지 오이라고 이렇게나 많이 사버렸다. 못난이도 많지만 이게 진짜 맛이 좋다. 아삭아삭 씹히면서 강한 오이 향이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여름의 향기다. 그 강렬한 여름을 붙들고 싶어 이렇게나 많이 사버렸나 보다. 되는대로 뚜벅뚜벅 썰어야 맛있다. 여기에 양념을 하면 향이 죽는다. 된장이나 쌈장에 찍어먹거나, 그냥 먹는 게 좋다. 달고 아삭하고 향긋하다. 여름이 따로 없다. 냉동실에 모셔둔 옥수수도 쪘.. 2023. 10. 30.
15년된 유화 물감과 시너를 꺼내 보니 오래전에 그린 유화들을 창고에서 꺼내왔다. 세월만큼 때가 묵은 캔버스 모서리들을 시간 내서 손볼 생각을 전부터 하고 있었다. 유화 물감과 세척액통도 열어보았다. 오래 사용하지 않은 유화 물감과 시너, 15년이 지나는 동안 어떻게 변해 있을까. 유화, 오래된 유화 물감과 시너 유화의 단점은, 그림 하나를 완성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물감도 비싼 데다 까다롭고, 그림이 마를 때까지 장시간 늘어놓아야 해서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감이 묻으면 지우기도 어렵기 때문에 아이들 어렸을 때 모두 창고에 집어넣어버린 채 오래 잊고 지냈다. 다행히 물감은 아직 말랑말랑하다. 그런데 물감 입구에 뚜껑이 들러붙어서 열리지가 않는다. 힘을 주어 돌리니 엉뚱하게 중간 부분에서 물감이 비질비질 흘러나온다.. 2023. 10. 25.
반려조 용품들에 관한 불편한 진실 반려조에게 필요한 용품들을 구매하며 간혹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농약이 걱정스러운 먹이, 안전성이 의심되는 제품들, 사용하는 대상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 등이 그렇다. 불편하다 표현하지 못하는 반려동물들이기에, 세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반려조 용품들에 관한 불편한 진실 코뉴어 앵무새 한 마리를 기르고 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고 몇 시간이고 오랫동안 횃대에만 앉아 있는 얌전한 녀석이라 횃대가 꼭 필요하다. 처음에 데려왔을 때는 뭘 사줘야 할지를 몰라서, 마침 당근에 올라온 제품을 몇천 원에 싸게 샀다. 너무도 얌전한 녀석이라서 새장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는데, 새장을 스스로 드나들며, 바로 옆에 있는 이 횃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당근에서 사줬기에 정말로 본전을 몇 배나 뽑.. 2023. 10. 14.
철 지난 청귤로 만든 청귤청, 시원 상큼 청귤청 맥주 제주도에서 올라오는 청귤은 제주자치도 조례에 따라 8월 1일~9월 15일까지만 출하된다. 이 시기를 잘 맞춰야 좋은 청귤을 구입할 수 있다. 깜박하고 이 시기를 놓치면 청귤 상태를 보장받기 어렵다. 시기를 놓쳐 10월에 만든 청귤청, 맛과 향은 어떨까? 철 지난 청귤로 만든 청귤청, 시원 상큼 청귤청 맥주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에 따라 청귤(풋귤)의 출하 기간은 8월 초~9월 15일까지로 정해져 있다. 이때 구매한 청귤은 속의 색상도 연둣빛깔이고 맛도 레몬이나 라임처럼 시큼하다. 올해는 깜박하는 사이에 청귤청 담을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래도 그 청량한 맛이 그리워 서둘러 구매하면서 리뷰도 꼼꼼히 보고 주문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청귤이 도착했다. 철이 조금 지났음에도 색상은 아직까지.. 2023. 10. 13.
쫀득한 줄기콩, 줄기콩 조림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칼륨, 베타카로틴, 미네랄 등 영양소를 두루 갖춘 줄기콩, 영양도 영양이지만 쫄깃쫄깃 쫀득한 식감이 밥과 잘 어우러져 반찬으로도 손색이 없다. 사시사철 나오는 식재료가 아니기에 수확철에 준비해 두면 언제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쫀득한 줄기콩, 줄기콩 조림 길에 앉아 채소를 파는 할머니는 이 콩을 두고 '반찬콩'이라 불렀다. 두 단이 놓여 있길래 두 개 한꺼번에 살 테니 깎아달라고 했더니, 안 사도 된다 했다. 이제 나오지도 않는 귀한 거란다. 못 팔더라도 가족들과 먹으면 된다나. 쫀득쫀득 맛있어서 어린 손녀도 좋아하는 반찬이라 했다. 그래서 한 단만 샀는데, 도시촌사람(?)이다 보니 이걸 또 어찌 해먹는지 물어보았다. 무조건 간장에 졸이라 한다. 할머니는 멸치랑 볶는다고, .. 2023.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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