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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기다리기
이번 겨울 눈 내린 날에는 유독 일이 많아서 눈 사진 한 장 제대로 못 찍고 지나갔다. 이번에 또 눈이 내리면 기어이 찍겠다고 벼르고 있는데, 기다리는 눈은 언제쯤 내릴 것인지...
지난번 어느 날, 눈이 폭신하게 온 세상을 덮던 날, 집 주변 온 산에 눈꽃이 만발했다. 사진을 찍으러 갈 거라고 준비하던 참에 누가 방문하겠다고 전화가 왔다. 그렇게 사람 기다리다가 몇 시간이 가고 나니 사진을 찍으러 또 못 나갔다. "에이, 다음날 가지..." 그런데 다음날은 아침부터 기온이 풀리더니 그 눈이 어느새 다 녹아버린 거다.
작년 겨울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눈길을 걷다가 정말 깜찍한 눈사람 한 쌍을 보았다. 막 사진을 찍으려던 참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눈사람은 도망가는 거 아니니 잠시 전화받고 찍어야지 했는데, 친구가 전화로 너무나 슬픈 이야기를 했다. 그런 이야기 와중에 절대로 눈사람 이야기는 꺼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눈사람 주변을 빙빙 돌다가, "눈사람이 대수니.." 하며 돌아섰는데, 다음날 갔더니만 더이상 그전날의 눈사람이 아니었다.
눈은 내리자 녹아버리기 때문에 사진을 미루면 안 된다. 어느날은 함박눈이 내리길래 꽃단장까지는 아니라도 나갈 준비 좀 한다고 늑장을 부렸더니만 그새 함박눈이 싸리눈이 되었다. 그래도 기왕에 기분 내려 나온 거, 영상은 찍고 들어왔다. 그리고 저녁에는 어디 좀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다시 짧은 영상을 찍었다. 그 영상들을 오늘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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