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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마음을 담아..

당근은 당근 당근으로

by 비르케 2024.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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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당근은 물건을 사고팔고

버릴 물건 나눠주고 싸게 주고

그러다 언제부턴지 당근인데 그 이상.

 

오래전 사둔 그림도구를 내놓았다 

그림 좀 그릴 법한 분이 다녀간 다음

 

올려둔 가방 그분이 또 산단다

마침 동생이 가로채 미안하다 사과했는데

자꾸만 말을 건다, 동생 갔냐고.

미안함에 갔다고 대답을 했는데.

 

그분이 말을 거는 바람에 다른 분과의 챗을 

"언제 오세요?"라고 그분께 잘못 보내고

그분의 대답,

"언제 갈까요?"

 

한참 챗을 했는데 눈 씻고 보니 그분이라

미안한 맘에 작업멘트를 다독임으로.

큰일 날 뻔.

 

 

또 다른 분에게서 기계 하나를 샀다

십여분을 기다리게 하더니 결국 하자 물건

하자인 건 나중에야 알았지만 환불은 일단 해주더라

 

물건 가지러 오던 날 차 한잔 하잔다 헐

돌아서는데 친구 하자고.

이분아 내가 몇 살로 보여?

나보다 한참은 어려 보이는데.

 

당근으로 친구를 만든 적이 내게도 있긴 해

기부할 때 메모용으로 쓰겠다길래

라벨지 그냥 가져가라 했어

착한 마음씨 나이도 같길래 동네 친구하기로.

당근으로 그 친구는 하나 건졌다

물론 동성친구

 

그래도 당근은 그냥 당근일 때가 좋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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