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비가 온다니 그전에 벚꽃을 꼭 봐야지 하면서 나선 길이다.
하남 덕풍천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꽃잔치다.
위로도 길이 있고 아래로도 산책길이 있다. 평상시 통행량이 비슷한데, 오늘은 꽃잔치 보려고 위쪽 길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이런 날은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려면 역시 아랫길을 택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한강으로 나가는 덕풍천 하류 쪽 벚나무들은 수령이 꽤 되어 보인다. 가지를 뻗은 모습까지도 어쩐지 위엄 있다. 그 옆에 들풀들도 자랄 만큼 자라 우거져 있는데, 풀이 저 정도까지 자라는지 그전에는 몰랐다.
멀리서부터 재잘재잘 거리며 달려오는 조무래기들이 하도 귀여워서 한 장.
벚꽃 날리는 한적한 덕풍천 윗길로 조금만 올라오면 차들이 쌩쌩 달리는 미사대로다. 서울에서 광주나 양평으로 빠져나가는 길인데, 기분 내며 신나게 달리는 차들이 많아서 구간구간 카메라가 꽤 많다.
사진 속 카메라는 속도 카메라는 아니고 노후 경유차 단속 카메라인데 벌건 눈으로 나를 찍는 듯 하다. 나도 함께 찍어주었다.
고개를 왼편으로 돌리면 이번에는 양평이나 광주에서 서울로 향하는 상행 방향이다.
저 앞쪽으로는 미사 신도시가 보이고, 왼편으로는 옛 미사리 카페촌의 영광이 해묵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사진을 당겨보면, 만둣집이라 써진 바로 뒤에 '송창식'이라고 쓰인 간판이 흐리게 보인다. 송창식, 윤시내 라이브 카페가 아직 남아 있고, 간혹 그 앞에 사람들이 서 있는 게 보일 때도 있다. 아직 운영 중인 듯.
미사대로에서 다시 덕풍천변으로 내려오니 확실히 어둑어둑해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꽃터널속에 축복받으며 지나간다.
와~ 낮에 그토록 화사하고 밤에도 이렇게까지화사할 수 있다니..
맘껏 벚꽃을 감상하며 나도 집을 향했다.
아름다운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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