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전염병 사태로 수능이 연기돼 수능 이후 일정도 줄줄이 미뤄진 이번 2021 대학 입시.
수능이 연기된 해는 이제까지 딱 두 번인데, 2018 수능과 이번 2021 수능이다.
2018 수능은 지진 때문이었다.
수능이 연기된 이 두 해를 우리집 애들이 사이좋게 둘이서 나눠 맞이했다.
2018 수능은 큰애가, 2021 수능은 작은애가 고생이다.
원래대로라면 이번 수능을 마치고 여행이며 아르바이트며 바빴을 작은애의 아까운 시간들이 의미 없이 흘러가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그로 인해 밀쳐진 수능 때문에.
수시 6 광탈도 억울할 건데, 무슨 용기에선지 3학년 초부터 정시에 올인하겠다고 수시를 아예 포기한 작은애.
집에 있으면 당연히 간섭도 했을 테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기숙학교에 있다 보니 전적으로 본인 생각대로 해버렸다.
그리고 막상 수능 당일에 시험을 망치고 온 아이.
이번에는 재수를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그래도 미안했던지 이 엄마가 원하는 대로 정시 전형에 원서는 써줬다.
그래도 자기가 원하던 대학이 아니다 보니 '돼도 안 갈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진학사는 유웨이 어플라이와 함께 대학 원서 접수를 대행하는 사이트다.
원서접수뿐 아니라, 이곳에서는 지원대학 합격예측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유료)
자신이 받은 수능 성적으로 갈 수 있는 학교들을 예측해주고, 대학별 불합 결과도 공유할 수 있다.
추합이 어느 정도 돌고 있는지도 여기서 전체적으로 정보를 볼 수 있다.
합격자 발표가 나고 추합이 돌기 시작하면 지원대학 입학처 정보가 가장 정확하다.
예비 번호를 획득했다면 추가 모집시마다 지원학교들을 일일이 들어가 확인해야 한다.
지난 2월 7일에 합격자 발표가 있었는데, 그중 딱 한 군데서 예비 번호가 떴다.
안 가겠다고 했던 대학인데, 막상 다 불합격이니 막막했던가 보다.
발표 이후 명절이 끼어서 추합 날짜 가 또 한참 지연되었다.
예비번호에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듯한 눈치였다.
감사하게도 결국 합격 통지를 받게 되었다.
1지망 대학은 아니지만, 3지망에서도 불합격한 걸 2지망에서 붙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작은애에게 축하한다는 인사를 전했다.
대학생 둘의 엄마가 된 날이다.
(승진.인.건.가?)
※ 자녀와 가까워지는 입시 용어
광탈: 빛의 속도로 떨어져 버림
6 광탈: 수시 지원한 최대 6곳 대학이 모두 불합격함
전화기컴: 취업 잘 되는 학과 4곳 (전기전자, 화공, 기계공, 컴공)
최초합: 최초 합격
추합: 추가 합격
재수각: 재수할 것 같은 느낌
재종: 재수종합반
수만휘: '수능 만점 시험지 휘날리며' 란 이름의 네이버 입시 정보 카페
우주 상향: 성적에 비해 높은 대학 학과를 지원함
우주 예비: 예비 번호는 받았으나 합격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 우주만큼 먼 번호
납치당하다: 수시에서 이미 대학이 결정됐는데, 의외로 수능을 잘 봐버림(정시로 갔더라면 상위 학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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