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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비2

폭설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 간밤 갑작스레 폭설이 내렸다. 그 바람에 교통 정체와 사고 소식이 많았다. 미끄러지는 차를 보며 비명을 지르는 영상, 버스가 미끄러지며 승용차를 덮치는 영상.. 너무 삽시간에 쏟아지니 패닉 상태가 되었다. 교통체증의 원인이, 후륜구동이 대부분인 외제차 때문이라는 기사도 있다. 그 기사를 보며, 문득 예전 독일에 있을 때 어느 분의 말이 생각났다. 갑작스러운 폭설 때문에 그분은 도로 위에 차를 버려두고 왔다고 했었다. 독일은 습도가 낮은 여름과 달리, 겨울에 습도가 높다. 그래서 눈도 우리나라의 눈에 비해 더 많은 습기를 머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기가 건조하면 눈 속에 공기층이 많아 가볍게 날릴텐데, 주로 비처럼 내린다. 독일어로 '눈'은 '슈네(Schnee)'다. 그렇지만 어제같은 눈은 '슈네 레겐(.. 2021. 1. 7.
눈비, 얼음비 내린 날, '바람의 집'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할머니 한 분이 정류장 칸막이 안으로 들어온다. 그러더니 안면이 있던 분인지, 내 옆에 있던 다른 할머니와 이야길 시작한다. "이런 눈비(Schneeregen)에 어디 가세요?" "눈비가 아니라 얼음비(Eisregen)여!" "그렇네, 얼음비네, 날씨 한번 참 궂지요?" 나도 멋모르고 나왔다가 이 황당한 얼음비 때문에 방금 전까지 마치 그 할머니들이랑 연배나 되는 양, 바닥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미끄러지지 않으려 온 몸에다 힘이란 힘은 다 주고 걸어온 터다. 미끄럽고도 질척질척한 감촉이 발 밑에서 내 정신마저 혼미하게 만든다. 차가운 얼음비에다, 귓전을 요란스레 맴돌며 옷깃을 비집고 들어오는 칼바람까지 겹쳐서 한 달간의 한파가 서서히 지나가고 있다는 일기예보에도 그저 아리송하기만 .. 2009.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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