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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2

브레히트의 시를 떠올리게 한 어느 시골의 나무 작년 5월 18일에 작성한 브레히트의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관련 포스트다. 어느 시골길을 지나다가 황량한 빈집 하나를 보았는데, 그때 모습이 마치 브레히트의 시에서 느끼던 것과 비슷해서 포스팅했었다. 포스트 말미에, 기회가 되면 그 집과 나무를 찍은 사진을 올려보겠다고 했는데, 그때가 벌써 일 년이 넘었다. 기숙사에 있는 아들을 데리러 한 달에 한 번 오가면서, 고속도로가 밀릴 때 지나게 되는 우회도로에서 만나는 도로변 집이다. 지대가 낮아 집은 도로보다 아래에 위치하고 나무는 거의 가로로 눕다시피 뻗어 있다. 차가 밀리는 때만 보게 되니 이렇게 사진을 찍을 여유도 있다. 일반 가옥은 아니고 방앗간처럼 보인다. '처럼'이란 표현을 쓴 것은, 시골의 방앗간은 어릴적 외가 근처에서 딱 한 번 본 게 .. 2019. 6. 22.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브레히트 시골길에서 오래된 나무 한 그루를 만났다. 도시에서 같으면 그렇게 마구 제멋대로 자라도록 내버려 두진 않았을 텐데, 나무는 가지를 뻗다가 뻗다가 아래로 아래로 굽어 땅을 향해 기고 있었다. 애처로운 마음에, 할 수만 있다면 막대기 몇 개 가져가서 그 고개를 위로 쳐들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나무가 서 있는 곳은 도로변, 그 나무가 자리한 집은 한눈에 봐도 폐가가 분명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자고로 표가 난다고 했다. 슬레트 지붕 개조가 시작된지가 이미 오랜데, 그 집 처마는 끝부분이 바람에 뜯겨 날리고 빗물에 쓸려 먼지가 될 때까지 모든 걸 순리에 맡기겠다는 듯한 모습으로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그 집의 벽에는 금이 가 있고 흙빛과 녹물만 황량하게 눌러앉아 있었다... 2018.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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