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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사랑2

어머니의 뒤늦은 김장김치 김장김치가 언제 오려나 기다리던 참이었다. 해마다 시어머니께 얻어먹는 김장김치지만, 올해는 유독 소식이 없었다. 그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러다 12월이 간당간당해서야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워차꼬 (어떡해) !" 어머니의 정겨운 남도 사투리가 외침처럼 튀어나왔다. 내가 어머니의 김장김치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어머니는 모르셨던 것이다. 어머니가 주시면 받고, 안 주셔도 달라 말 못 하는 며느리가 나다. (그만큼 잘해드리지 못 하는 며느리다) 항상 동네 사람들끼리 모여 담그던 김장을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각자 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머니도 당신 드실 정도만 몇 포기 담고 말았다고 하셨다. 김장은 진즉에 끝났던 것이다. '앗! 이럴 수가!...' 당황한 마음, 아쉬운 마음이 한꺼번에 교차했다. 남도의 .. 2020. 12. 24.
시골에서 올라온 감자 시골에서 감자가 올라왔다. 감자알들은 시원하게 샤워를 마치고 탕 속으로 들어가 노곤노곤한 몸을 푹 담갔다. 그동안 땅속에서 고단했던 삶이 고이 삶아졌는지 어쩐지 젓가락으로 콕콕 찔러보았다. 아프다고 안 하는 걸 보니 삶아 졌다. 보기만 해도 예쁜 감자들이다. 올해 감자는 흔히들 '금자'라고 한다. 아무 데나 심어도 잘 자란다는 감자인데, 올해는 유독 작황이 안 좋다. 시골 어머님이 혼자몸으로 손수 농사지으신 감자라, 도착하자마자 삶아 껍질을 까서 소금에 찍어 입 속에 넣었다. 포슬포슬 부서지는 식감에 뜨거운 열기를 호~호~ 내보내며 그 자리에서 세 알의 감자를 맛있게 까먹었다. 그리고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는 전화를 안 받으신다. 또 밭에 가 계신가 보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두 분이서.. 2018.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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