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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2

노자가 떠나던 길에 도덕경을 써주게 된 전설 - 브레히트 독일의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에 대해서는 일전에도 두 번이나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극작가로도 시인으로도 유명하지만 나는 그의 희곡보다 시가 더 좋다. 인물은 시대를 잘 만나야 한다 했는데, 시대를 잘 만났는지 못 만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는 2차 세계대전 한복판에서 나치 세력을 피해 망명자로 떠돌기도 했고, 전후 분단된 고국에 돌아가서도 고향이 있는 서독 땅을 밟지 못 한 채 동독에 머물러야 했다. 전쟁이 끝났을 때 북 아니면 남을 택해야 했던 우리 역사와도 비슷하다. 한국전쟁 이후 지식층 중 다수가 북을 택했던 것처럼, 독일도 마찬가지로 동이냐 서냐의 갈림길에 놓였던 적이 있었다. 브레히트의 경우에는 스스로 동독을 택한 게 아니라, 서독 당국의 거부에 의해 동독으로 가게 되었다. 아마도 그가.. 2021. 4. 21.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브레히트 시골길에서 오래된 나무 한 그루를 만났다. 도시에서 같으면 그렇게 마구 제멋대로 자라도록 내버려 두진 않았을 텐데, 나무는 가지를 뻗다가 뻗다가 아래로 아래로 굽어 땅을 향해 기고 있었다. 애처로운 마음에, 할 수만 있다면 막대기 몇 개 가져가서 그 고개를 위로 쳐들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나무가 서 있는 곳은 도로변, 그 나무가 자리한 집은 한눈에 봐도 폐가가 분명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자고로 표가 난다고 했다. 슬레트 지붕 개조가 시작된지가 이미 오랜데, 그 집 처마는 끝부분이 바람에 뜯겨 날리고 빗물에 쓸려 먼지가 될 때까지 모든 걸 순리에 맡기겠다는 듯한 모습으로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그 집의 벽에는 금이 가 있고 흙빛과 녹물만 황량하게 눌러앉아 있었다... 2018.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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