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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노래.. 음악이야기..

괴테가 가사를 쓴 곡, '들장미(Heideröslein)'

by 비르케 2009.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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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아이가 보았네 들에 핀 장미화/ 갓 피어난 어여쁜 그 향기에 반해서
정신없이 보네 장미화야, 장미화/ 들에 핀 장미화

이런 가사로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있는 <들장미>는 독일의 거장 괴테의 시에 베르너가 곡을 붙인 곡입니다. 하지만 동요로만 여겨지는 이 노래의 가사에는 의외로 사랑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한 소년(남자)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장미(여인)를 발견하고는 한눈에 반해 기쁘게 바라봅니다. 그런 다음, 장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난 널 꺾을 거야(가질 거야)."
그러자 장미가 말합니다.
"그렇다면 난 널 찌를 테야!"
하지만, 장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장미를 꺾어버립니다.
장미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소용이 없었지요.

사랑은 쟁취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쟁취의 방식은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 마련이지요?
이 시를 썼을 때의 괴테는 '질풍노도(슈트름 운트 드랑 Strum und Drang)' 라는 거센 파도속에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을 썼으며, 소설속에 등장하는 베르테르의 자살로 인해,  마치 유행처럼 '황금색 조끼를 입고 권총 자살하는' 많은 사람들이 생겨나서 '베르테르 효과' 라는 말을 만들어 내기도 했지요. 당시 그의 시들 또한 소설 만큼이나 과격하고 젊습니다. 

하지만 괴테는 80이 넘도록 장수했던 작가입니다. 당연히 하나의 사조에 묶을 수 있는 작가가 아닙니다. '질풍노도'의 격한 시기가 지나고 나자, 그의 작품에 나타난 사랑의 방식 또한 서서히 바뀌기 시작합니다.

고전주의로 넘어온 괴테는 <들장미>에서 처럼 더이상 아름다운 꽃을 꺾어버리는 철없는 아이가 아닙니다. 아름다운 꽃을 발견하고는 그것을 뿌리째 고스란히 파낸 다음,  자신의 정원에 가져다 심어놓고 관찰한다는 내용의 시 한 편을 그 즈음 그는 쓰게 됩니다. 사랑하는 대상을 내 본위대로 취하고 가지기 보다는, 내 정원에 들여놓고 가꿔주는 대상으로 그리고 있지요. 그의 이러한 변모는 
그가 나이가 든 까닭일 수도, 아니면 고전주의의 특성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그의 <들장미>는 세월이 흐른 후 괴테의 마음속에 그런 모습으로 변모해 가지만, '질풍노도'의 시대, 당시 그가 남긴 이 시 만큼은 몇몇 작곡가에 의해 곡으로 탄생해, 오늘에 이르기 까지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Sah ein Knab' ein Röslein stehn,
Röslein auf der Heiden,
War so jung und morgenschön,
Lief er schnell, es nah zu sehn,
Sah's mit vielen Freuden.
Röslein, Röslein, Röslein rot,
Röslein auf der Heiden.

Knabe sprach: Ich breche dich,

Röslein auf der Heiden!
Röslein sprach: Ich steche dich,
Da du ewig denkst an mich,
Und ich will's nicht leiden.
Röslein, Röslein, Röslein rot,
Röslein auf der Heiden.

Und der wilde Knabe brach
's Röslein auf der Heiden;
Röslein wehrte sich und stach,
Half ihr doch kein Weh und Ach,
Musst' es eben leiden.
Röslein, Röslein, Röslein rot,
Röslein auf der Heiden.

한 소년이 장미를 보았다네

들에 핀 장미..
싱그럽고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다네
가까이 보려고 달려가
기쁨에 넘쳐 바라본다네
장미, 장미, 붉은 장미,
들에 핀 장미.


 
소년이 말했지: 난 널 부러뜨릴 거야,
들에 핀 장미야.
장미가 말했네: 그러면 너를 찌를 테야.
네가 영원히 날 기억하게 할 수 있도록!
또한 난 고통 받고 싶지 않기에!
장미, 장미, 붉은 장미,
들에 핀 장미.


거친 소년은
들에 핀 장미를 꺾어 버렸네.
장미는 저항하며 찔러댔건만
어떠한 아픔도, 탄식도 소용이 없이
고통속에 빠져들어야만 했다네.
장미, 장미, 붉은 장미,
들에 핀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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