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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홍수, 그 뒷 이야기

by 비르케 2021.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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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서유럽 지역을 휩쓴 홍수로 수많은 사람들이 사상당하거나 실종되고 삶의 터전을 잃었다. 비가 휩쓸고 간 지역은 독일과 벨기에, 네덜란드가 서로 국경을 접한 인근이다. 그중 독일 지역의 피해가 컸다. 독일 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피해 현장은 긴급복구와 지원, 도시 재건 문제로 어수선하다.

 

독일 홍수, 그 뒷 이야기

 

이번 비로 가장 피해를 많이 본 곳은 독일 서부 지역 라인란트-팔츠 주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다. 역대급 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만 현재 기준 최소 175명이다. 실종자도 많아서 현장 복구가 진행됨에 따라 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메르켈 총리와 연방 총리 후보이자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총리이기도 한 아르민 라셰트가 수해 지역을 함께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긴급 구호를 약속했다. 라셰트 후보는 '포스트 메르켈'이라 불리는 인물로, 메르켈의 뒤를 이을 기민당(CDU: 기독민주당)의 유력한 연방 총리 후보다.

 

 

재해 현장에서 웃고 있는 아르민 라셰트 연방 총리 후보

 

지난번 라셰트 연방 총리 후보의 관내인 홍수 피해지역에 독일 연방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는 뒤쪽 배경으로 그가 웃는 모습이 포착돼 구설수에 올랐다. 옆사람과의 담소로 뜻밖에 빚어진 해프닝이었다. 이 일로 사과를 거듭했지만 평상시 신중하고 점잖던 능력 있는 지도자의 실추된 이미지는 쉽사리 회복되지 않고 있다. 

 

주민 보호 실패에 대한 논쟁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홍수가 도달하기 4일 전에 이미 유럽 조기 경보 시스템 (EFAS)을 통해 홍수에 대한 예보가 있었는데도 이 부분이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군다나 피해지역 주민들은 경보는커녕 연방정부의 경보 앱에서 집에 머물라는 권고만을 접했다고 전해, 올해 9월 총선을 앞둔 여당에 특히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가운데 처음으로, 잘 알려진 공인 중 한 사람이 이번 독일 홍수 피해에 따른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디 애르츠테(Die Ärzte)'라는 그룹의 기타리스트 '파린 우얼라우프(Farin Urlaub)다. 디 애르츠테는 베를린의 펑크락 밴드로 1982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블로그에도 디 애르츠테의 곡이 있다.

 

▶▶▶ Die Ärzte의 곡: Perfekt- Die Ärzte, Nur einen Kuss- Die Ärzte

 

디 애르츠테 기타리스트 파린 우얼라우프
파린 우얼라우프

 

파린 우얼라우프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정당은 대안이 없다(Die Partei ist alternativlos)"라는 말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 유행어처럼 사용되는, 'There is no alternative (TINA: 대안은 (부동산이나 주식밖에) 없다)'라는 용어의 독일식 표현에서 기인된 게 아닐까 싶은 표현이다.

 

'정당은 대안이 없다.'라는 말과 관련해 그가 직접적으로 어느 당을 겨냥해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이어지는 그의 말에서 눈치껏 녹색당(Die Grünen)을 떠올려볼 수 있다. 올해 9월 독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자신의 홈페이지에 쓴 글이 주목을 끌자 한발 물러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고는 밝혔지만, 최근 눈앞에 직면한 지구 온난화 해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과학이 보내는 경고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사실 독일의 정치 이야기는 우리와는 먼 이야기지만, 파린 우얼라우프가 홈페이지에 남긴 다음의 말은 한 번쯤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파린 우얼라우프의 홈페이지 글

 

"미안하지만 내게는 크게 놀랄 일이 아니었다. 이번의 이런 미쳐버린 날씨(독일 홍수)에 대해서는. 그보다는 가장 비관적인 과학자들이 이미 10년, 15년 전에 두려워하고 예언했던 완벽한 재해 시나리오가 이렇게나 빨리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 훨씬 더 놀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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