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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재미없는듯 재미있는 독일어권 영화드라마

영화 크리스마스엔 죽인다

by 비르케 2021.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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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들어갔다가 독일 영화, '크리스마스엔 죽인다'를 선택해 보게 됐다. 넷플릭스에서는 이 영화의 장르를 스릴러, 블랙코미디로 표기하고 있다. 역시나 약간의 긴박감과 냉소적 현실이 돋보이는 영화다.

 

영화 크리스마스엔 죽인다

 

원제: Wir können nicht anders

(우리는 달리 어찌 할 수가 없다)

장르: 스릴러, 블랙코미디

개봉: 2020년

관람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감독: 데틀레프 부크(Detlev Buck)

출연: 코스챠 울만, 알리 노이만, 사샤 알렉산더 게르샤크, 조피아 토말라 등

상영시간: 106분

 

 

'크리스마스엔 죽인다' 티저 영상

 

"시골에서 우리는 참을성을 갖게 된다.

말도 적게 한다.

뭔가가 일어나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

 

"하지만 정작 무슨 일이 일어나면 그 다음엔 모두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사실은 죽을 때까지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

 

"많은 사람들은 그 점을 못 견뎌한다.

그래서 그 다음에는 될 대로 되라 한다.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차피 벗어날 수 없다면 차라리 그게 낫다고 생각한다."

 

 

 

 

나지막한 목소리를 가진 한 남자의 독백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

독백은 그의 딸의 뒷모습과 함께 다시 이어진다.

 

 

 

"내 딸은 성공하겠다는 생각만으로 5년 전 도시로 떠났다. 

지금은 상황이 이렇다. 

잘 곳도, 돈도 없이, 가진 거라곤 달랑 트렁크 하나뿐이다."

 

 

뒷모습으로 보여지는 딸 '에다(알리 노이만)'를 카메라가 정면에서 잡는다.

그녀가 울고 있다. 

자신의 꿈을 찾아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지 다섯 해가 지나도록 뭔가 안 풀리는 모습이다. 

 

영화 후반에 아버지를 만나는 씬에서 아버지가 던지는 차가운 한 마디가 그녀의 방황을 대변해준다. 

복학을 했다는 말에 반가워하는 엄마와 달리,

 

"네가 할 수나 있겠어, 증명해 보여라, 누가 매달 500유로씩 지원을 하는데."

라며 싸늘하게 쏘아붙이는 아버지다.

 

 

 

그래서 그랬을까, 술을 마시다가 친해진 샘(코스챠 울만)에게 시골에 다녀오자고 한다. 

그 시골은 알고 보면 그녀의 고향이다. 

 

컨퍼런스 때문에 이 도시에 왔기 때문에 더 머물러야 하는 샘이지만 주말 동안 샘은 그녀와 함께 한다.

 

'시골'이라는 공간은 도시에 비해 겉으로 끈끈한 듯 보여도 속으로는 그들만의 규칙이 있는 곳이다.

그 규칙에 반하는 또 다른 질서에는 호의적이지 못하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영화들이 몇몇 있었다. 

 

 

 

에다에게는 샘과 단순히 바람 쏘이러 가는 시골이었을 수 있고, 다달이 받는 500유로를 지원해주는 아버지에게 보답의 의미로 샘을 보이고 싶은 마음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에다와 샘이 간 그곳은 생각처럼 단순한 곳이 아니었다. 

한때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으나 현재 몰락한 그곳에는 남아있는 '그들만의 세상'이 존재했다. 

에다와 샘은 헤르만과 우연히  악연으로 맺어져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시골이라는 공간에 대한 규정은 영화 초반에도 있지만, 극 중 인물들을 통해서도 보여진다. 

그중에 프랑크는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하다. 

 

남녀 성비가 4대 1이 돼야 되겠냐며, 고향을 떠난 여자애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덕분에 서른다섯의 자신은 마흔여덟의 아내를 얻었다며 원망 아닌 원망을 한다.

그리고는 아이를 낳기도, 입양을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며 에다에게 들이댄다.

시골, 지역사회의 단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에다가 도시를 방황하면서도 시골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이 영화는 갈등의 실마리를 모두 해결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죽을 사람 살려주었더니 결국 죽게 되고, 쇄락한 마을의 문제 또한 갑자기 해결될 것 같지도 않다.

 

그래도 결말에서는 마을의 골칫거리가 사라지고, 아버지가 에다에게 마음을 연다. 

자신의 고통만을 강조하며 휠체어를 고집하던 아버지가 목발을 짚고 걷는 장면도 나온다. 

이 모두가 크리스마스 시즌과 어우러져 훈훈한 느낌을 준다. 

 

그런 이유때문에 원제에는 없는 '크리스마스'가 제목에 생뚱맞게 들어가 있나 보다.

유럽 영화 분위기, 그중에 독일 영화 분위기라는 것도 있으니 조금 슬로우해도 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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