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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풍경8

당정뜰에서 만나는 겨울 풍경, 고라니 두 마리 도심 주변 자연보존지역으로 오래 남아 있던 공간들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조성한 공원들과는 다른 또 다른 멋이 있다. 어쩌면 수백 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수목들과 해마다 찾아오는 철새들, 인기척에 놀라 풀숲으로 뛰어드는 고라니들,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새들과 곤충들의 공간이기도 하다. 당정뜰에서 만나는 겨울 풍경, 고라니 두 마리 옷을 단단히 입고 당정뜰 산책에 나선다. 겨울바람이 몹시도 차갑다. 잎을 떨군 나목들이 겨울바람에 떨고 있다. 연둣빛으로 물오르던 봄도, 풍성한 잎으로 초록을 뽐내던 여름도, 화려한 색감으로 탄성을 자아내던 가을도 가고, 이렇게 황량하고 쓸쓸해 보이는 겨울이 됐다. 사람의 표정과 마찬가지로 변화무쌍한 이런 모습도 이대로 또 좋다. 사진 속 왼편에 있는 나무는 일년.. 2022. 1. 3.
위례강변길, 겨울은 가고 봄은 오고 하늘이 맑은 날이었다. 이런 하늘은 참 오랜만인 듯하다. 전날 눈이 좀 날렸는데, 길에는 다 녹고 멀리 산 위에만 남아 있다. 하남 산책길 코스 중 한 군데인 위례강변길에 나왔다. 운동 삼아 자주 나오는 곳인데, 지난여름 이사 온 이래 세 계절을 보았고, 아직 봄만 보지 못했다. 팔당대교 아래 모여 있는 고니(백로), 해오라기, 왜가리 등 겨울 철새들의 몸짓이 부산하다. 강물에서 헤엄도 치고 푸드덕 날아오르기도 하고.. 저 철새들이 북쪽으로 돌아가면 그땐 확실히 봄인 거다. 마른 잎을 미처 다 떨구지 못한 채 주렁주렁 달고 있는 나무를 보았다. 겨울이 다 가도록 잎들이 달라붙어 있을 수도 있구나.. 사람도 모두가 같지는 않듯이, 나무도 하나하나 다 다르듯이, 나뭇잎들도 어떤 건 다 말라서도 질기게 붙어 .. 2021. 3. 4.
얼음놀이 제대로, 수통골에서 몇 해 전 대전에 살 때 수통골에 자주 다녔다. 계룡산은 늘 멀리서만 보면서 경탄하던 산이었는데, 막상 나서면 만만하게 가던 곳이 동학사 내지는 수통골이었다. 하도 자주 다녀서 그 길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겨울에 아이들을 데리고 수통골에 간 적이 있었다. 아무리 도시 아이들이라지만, 냇가에 꽁꽁 얼어붙은 얼음을 너무도 신기해하는 거다. 얼음은 아파트 구석에 고드름 정도나 보았을까, 계곡 전체가 겨울왕국이니 신기했을 법도 하다. 물가에서 살얼음을 떼내어 거꾸로 들어 올리니 물살의 방향 따라 이렇게 다른 모양으로 얼음이 얼어 있다. 물 위에 얼음은 별다를 게 없는데, 물 아래 생긴 모습은 저마다다. 생전 처음 이런 걸 본 아이들이 환호성까지 질러댔다. 급기야 얼음 위에서 흔들흔들 미끌미끌.. 처음 만난 .. 2021. 2. 20.
겨울비 오는 날, 광주 분원리 팔당호 하남에 이사온지 반 년 정도가 흘렀건만, 나는 아직도 탐색 중이다. 하남도 좋지만, 인근 양평도 정말 좋고.. 오늘은 광주다. 산 안개가 자욱이 끼었다. 산이 첩첩이라 안개까지 첩첩이다. 사진에 나무들이 안개를 향해 뻗어나가는 듯하다. 비가 오니 그럴까, 출출한 감이 들어 밥집에 먼저 들르게 됐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이런 시국에 밥집이라니, 가끔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밥은 먹어야 하니 나름 원칙을 정했다. 되도록 주말은 피하고, 또 되도록 사람이 많은 시간도 피한다. 광주 퇴촌의 어느 음식점, 음식도 맛있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포스팅을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나올 때 밖에서 사진을 찍어야지 하다가 그냥 와버렸다. 음식 사진만 있어서 좀 서운하다. 퇴촌을 지나, 남종면으로 접어들었다. '.. 2021. 1. 27.
양평, 영하의 한강, 그리고 맛집 영하 날씨에 엄마를 모시고 양평 드라이브에 나섰다. 집에서 반 시간 거리라서 자주 찾게 되는 곳인데, 양평에 제대로 필이 꽂혀서 딴 데 다 제치고 맨날 양평이다. 강원도 방향으로 경강로 타고 가다 보면, 두물머리 지나서부터 남한강 바로 위로 도로가 나 있다. 돌아오는 길은 안쪽으로 붙어 있어서 한강이 덜 보이니, 이왕 사진을 찍을 거라면 강원도 방향으로 갈 때 찍는 게 좋겠다. 영하의 날씨에 강물도 얼어붙었다. 얼음 아래로 여전히 강물은 흐를테지만... 마침 밥 먹을 시간이 됐다. 그래서 순전히 내 취향으로 엄마에게 물었다. "칼국수 먹을까요, 낙지볶음 먹을까요?" 피식 웃으신다. 둘이 게임이 되냐고. 칼국수 좋아하는 나에게는 충분히 견줄만한 게임인데... 맛집 찾다가 시간 보내기 싫어서 가끔 가는 두 .. 2021.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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