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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유키코 이사2

비 내리는 날 이야미스 읽기 - 마리 유키코 < 이사 > 마리 유키코의 를 읽으면 자꾸만 몸이 근질거리고 어딘지 답답하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음습하고 알 수 없는 곳에 이끌린다. 그곳에는 웅웅거리는 소리와 벌레가 있다. 포악한 굉음을 지르며 달려드는 기차에 빨려 들어가기도 한다. 밤늦은 시각 추적추적 비는 내리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일들로 그 빗속에 배회하며, 아슬아슬 육교 위에서 중심을 잃기도 한다. 뭔가를 빠뜨리고 나와서 다시 들어간 사무실에는 평상시와 다른 모습의 직장 동료가 보이고, 맘속으로만 이야기할 뿐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인물들의 어눌한 표현과 몸짓, 그리고 겉으로는 상냥할지언정 속으로는 매우 잔인한 주변인이 존재한다. 마리 유키코는 '이야미스'를 개척한 작가로 평가된다. 이야미스에 대해서는 책의 표지에 설명이 되어 있.. 2021. 5. 18.
이사, 마리 유키코 첫번째 이야기 '문' 오래전 어느 아파트에 집을 보러 갔다. 공실이었는데, 도배는 새로 해서 깨끗했지만 욕실문과 욕실 스위치, 그리고 욕실 안쪽까지 유난히 누렇다는 느낌을 받았다. 싸게 나왔다며 부동산 중개사는 그 집을 내게 강력 추천했다. 전면동이라 햇빛도 잘 들고 조망도 좋아서 마음은 기울었지만 중개사가 너무나 몰아 대는 통에 한숨 돌리고 싶어 연락 주겠다며 일어섰다. 그런데 딴 데 가봤자 이런 물건 없다, 정 그러면 다른 것도 보여주겠다 계속 사람을 붙들었다. 그래도 일단 그곳을 나왔다. 다른 부동산에 들러서야 그 집을 계약하려던 마음을 바로 확실하게 접어버렸다. 그 집은 전에 살던 사람이 안 좋은 선택을 한 집이었다. 욕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 그 욕실에서다. 그 일 이후로 신축을 찾게 된다. 신축은 신생아처럼 아무.. 202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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