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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문학2

김광규 시인의 시 - 희망 희망이라는 말도 외래어일까, 시인 김광규는 '희망'이라는 시에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 빗속에 찾아온 친구와 밤새 절망의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에 희망이라는 단어가 낯설었던 것이다. 희망이라는 단어에 대해 친구는 벤야민을 인용했고, 김광규 시인은 데카르트를 흉내 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유대인이라 한 것으로 보아, 여기서의 벤야민은 발터 벤야민을 지칭하는 듯하다. 김광규 시인의 시, 희망 이 시가 쓰였던 1980년대를 유추해 보면 민주화운동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1980년대는 12·12 사태(1979)로 정권을 거머쥔 전두환 정권과 그 시작을 함께 한다. '서울의 봄'이라 일컬어지는 신군부 퇴진운동이 있었고, 전국에 계엄령이 내려졌다. 광주 민주화운동도 이때에 일어났다. 내가 소장하고 있는 <.. 2021. 6. 5.
오래된 엽서에서 보는 시, '빗물 같은 정을 주리라' 여름날의 소나기처럼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문득 앨범 속에 있던 오래된 이 엽서가 떠올랐다. 이런 엽서를 아직 기억하는 이가 있을까. 20세기 말, 더 정확히는 1980년대 한창 이런 스타일의 엽서가 인기 있던 때가 있었다. 넓은 헤어 밴드에다가 벌키한 점퍼 스타일만 봐도 이 엽서가 어딘가에서 묵은 먼지를 털어내며 나왔다는 건 금세 눈치챌 수 있다. 낯선 곳에 가게 되면 우선 엽서부터 사서 친구에게, 가족에게 띄우곤 했던 때였다. 이 엽서를 버리지 않았던 이유는, 저 구절 때문이었다. "엇갈리어 얼굴 반쯤 봐버린 사람아" "요샌 참 너무 많이 네 생각이 난다" 아까 보던 영화의 한 장면인데, 행길에서 저렇게 스치던 인연도 곧 만남으로 이어진다. 엇갈리어 얼굴 반쯤 봐버린 사람, 그가 추억 속에 잊혀지지 .. 2021.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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