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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보..

명산 조망이 한눈에, 파인뷰 아파트

by 비르케 2018.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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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를 위해 거금을 들이면서도 내 땅이 어딘지 알 수도 없다. 그래도 조망이 있고 생활이 쾌적하니 어쨌든 '아파트', 우리가 현재 가장 선호하는 주거 형태다. 그런 이유 때문에 아파트는 위로 올라갈수록, 조망이 좋을수록 더 비싸다. 또 산이나 바다, 골프장 등의 뷰를 갖춘 핫 플레이스라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효자 노릇도 톡톡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의 일조권을 심하게 침해하는 경우에는 허가가 나지 않는 게 상례이며, 같은 단지 안에서도 일조를 고려해 뒤쪽으로 갈수록 층이 더 높아지게 동 배치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얼마 전 이런 상식을 깨는 아파트를 보았다. 정당한 분양가를 치르고 들어온 입주민들에게 뭐라 할 생각은 전혀 없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명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조망은 모든 시민이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인데도, 조망은커녕 일조까지 가려버리는 통에, 가깝게는 동네 사람들에게, 멀리로는 전 도시에 까지 '그리다 망친 그림' 형국을 만들어 버린 곳을 보게 된 것이다.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걸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알지 못 했다 한다. 알았어도 그렇게 높은 아파트가 들어올 줄은 몰랐다고도 한다.

 

고가도로를 지나며, 예전처럼 명산의 모습을 기대한 사람들도 맘이 아프긴 마찬가지다. 병풍 같은 명산 바로 앞에, 또 다른 병풍을 세우겠다는 제안을 허가해 준 이는 누구일까. 이런 그림을 그리기는 쉬워도 지울 방법은 없는 것 같아 더 맘이 아팠던 그날이 떠오른다.

 

내가 보던 풍경 앞으로 머리를 디밀며 들어와, 더 이상 보지 못하게 까딱거리는 사람이라면 부탁이라도 하지, 이건 부탁으로도 안 되고, 세월이 흘러도 안 되고, 그저 사막에 흘려버린 물처럼 어찌하지도 못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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