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1 무르익으며 떠나는 가을 마지막 열매들이 잘 여물 수 있도록, 그 속에 단맛이 잘 배일 수 있도록, 이틀만 더 남국의 햇빛을 달라고 했던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의 시 한 소절이, 가을이 가는 이 시점마다 자꾸만 생각이 난다. 가을은 곡식들을 무르익게 하고 한 해 정성 들였던 작물의 수확을 제공한다. 나의 가을은 떫은 감 한 상자로 남는다. 벌써 몇 해째 가을마다 감을 한 상자씩 산다. 아는 곳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반은 모험으로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구입하지만, 한 번도 맛없게 먹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올해 감은 더 특별하다. 보기엔 참 맛없어 보이지만, 상상 외로 단맛이 강하다. 꼭 빨간 홍시가 되지 않아도, 일단 말랑말랑한 상태만 되어도 떫은 기 하나 없이 달다. 전에 샀던 감들은 일.. 2018. 11. 20.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