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산책1 누가 그린 그림일까.. 선선해진 밤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멋진 그림을 보고 왔다. 자연이 그린 그림이다. 이 나이가 되어도 나는 이런 게 신기하다. 그림자는 그저 검정색일 것만 같아도 검정에도 이런 깊고 얕음이 있다. 가로등 빛을 제대로 받고 서 있는 이 그림자의 주인은 이런 모습이다. 초록은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주 칼라로 쓰기 힘든 색이다. 심지어 사람의 얼굴을 표현하는 데도 군데 군데 초록을 살짝 쓸 수는 있지만, 과하게 쓰는 순간 망하는 게 초록이다. 초록이 잘못 쓰이면 어린아이의 그림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자연은 이런 초록마저도 귀신처럼 잘 쓴다. 나무마다, 풀마다 톤을 달리해 하나의 촛점을 만들고, 그로부터 모이고 흩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러므로 자연은 결국 스스로 타고난 최고의 화가다... 2016. 9. 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