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경1 이화에 월백하고... 센티멘탈리즘의 정제 '감성적'이라는 표현에 대해 누군가에게서 들은 것 중 가장 적격이라 생각되는 표현은 이거다. 다른 사람이 50으로 여기는 어떤 현상에 대해 70~80으로까지 느끼고 생각하는 것. 기쁨을 느끼는 것도, 슬픔을 느끼는 것도, 행복이나 사랑을 느끼는 지수도 마찬가지다. 고려 시인 이조년의 시 '다정가'는 이러한 센티멘탈리즘을 가장 잘 대변하는 시인 것 같다. 옛날 선비들이 사랑했던 꽃, 이화(梨花). 그 하얀 배꽃에 하얀 달빛이 한 점 은은하게 드리운다. 밤이 깊어 삼경(자정 전후)인데, 잠 못 이루고 달빛 앞에 서 있는 '나'의 마음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자규(두견새) 울음 소리만 야속하다. 그리하여 생각한다. '다정도 병이런가...' 다정(多情)... 바로 센티멘탈리즘이다. 하얗게 핀 배꽃에 앉은 하얀.. 2016. 9. 13.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