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91 우산을 두고 온 날 장마다. 연일 비가 내리다 말다, 하늘도 어두침침하고 공기도 무겁게 가라앉았다. 이런 날은 집에서 창을 통해 비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지만, 마지못해 밖으로 나와도 뜻밖에 나름 운치가 느껴진다. 창으로는 볼 수 없던 또 다른 세상과 만나고, 비가 올수록 색이 올라오는 수많은 사물들과 그 사물들에서 풍겨오는 강렬한 내음까지, 그로 인해 우중충하던 하늘은 그마저도 차츰 마음에 들어온다. 운전 중에 장대비가 한바탕 쏟아지기에 트렁크에 늘 비치되어 있는 우산을 떠올렸다. 있겠지, 있겠지 하면서 주차장에 차를 댔다. 차문을 열자마자 기다렸단 듯 나를 향해 쏟아지는 빗줄기에, 꼭 있을거야 있을거야 하며 트렁크를 열었는데, 이럴 수가... 없다. 그래도 이때까지 살면서 가방으로 머리를 가리면 그나.. 2018. 6. 29.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