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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ke의..892

미소 같은 빛깔을 머금은 고운 마른고추 그녀는 유독 수줍음이 많은 아낙이다. 시장 한편에서 야채를 파는 그녀에게 말을 걸기 전에는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하나같이 다 변죽이 좋은 줄로만 알았다. 미소 같은 빛깔을 머금은 고운 마른고추 "제가 손이 이래서요, 대신 담아주시겠어요?" 다른 채소를 손질하던 중이었는지, 그녀의 손에 거무튀튀하고 진득해 보이는 뭔가가 잔뜩 묻어 있다. 검정 비닐봉지를 내밀며 웃는 그녀를 대신해 딸기대야에 담긴 상추를 봉지에 담는다. 곧이어 그녀의 손이, 옆에 있던 상추보따리에서 상추 한 줌을 쥐고 나오더니 이쪽으로 내민다. 딸기대야에 있던 것만큼의 상추가 덤으로 담겼다. 손님에게 담으라고 한 게 미안해서 더 준단다. 생각지도 못했던 덤에, 상추를 좋아하는 이는 너무도 감사했다. 며칠 뒤 시장에서 그녀의 노점을 다시 .. 2023. 9. 8.
주방용품 추천 핫템, 다이소 싱크대 배수망 & 배수구 커버 다이소 신박 핫템들이 상식을 깬다. 다이소 싱크대 배수망과 싱크대 배수구 커버, 올해 초 등장했을 때부터 예사롭지 않더니만, 인기몰이를 하니 본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대신에 비싼 유사품들이 인터넷을 떠돈다. 다이소 신박템들이 보이면 담아야 하는 이유다. 주방용품 핫템, 다이소 싱크대 배수망 & 배수구 커버 몇 달 전 다이소에 갔다가 싱크대 배수망을 발견했다. 익숙한 원통형 배수망만 보다가 이 제품을 알게 됐을 때 그 신박함에 놀랐다. 그동안 왜 불편한 원통형만 고집했던가, 모서리가 있기에 음식물이 자주 끼고 바닥에 곰팡이도 잘 생기는... 이 제품은 작은 채반을 연상케 한다. 바닥이 그릇 모양으로 둥그렇기 때문에 안팎으로 음식물이 잘 끼지 않는다. 물을 틀면 음식물 찌꺼기들이 가운데로 모이니, 꺼내.. 2023. 9. 6.
달을 보며 며칠 전 새벽에 유난히도 밝은 달을 보았다. 언젠가 신문에서 신윤복의 그림 '월하정인'을 분석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사진 속에는 양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와 쓰개치마를 둘러쓴 한 여인이 보인다. 그리고 그림 속에는 문장이 함께 들어 있다. 달을 보며 달빛 어두운 밤 삼경에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안다 (月沈沈夜三更,兩人心事兩人知) 김명원의 한시(窓外三更細雨時, 兩人心事兩人知 歡情未洽天將曉, 更把羅衫問後期)에서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 문장에는 '삼경'이라는 표현이 보인다. 삼경은 모두가 잠든 깊은 밤을 의미한다. 이조년의 시조에서도 '은한이 삼경인제'라는 표현으로 등장하는 단어다. 그런데 삼경의 시간쯤에는 이러한 모양의 달을 볼 수가 없다고 한다. 그 신문 칼럼에 따르면, 과학적인 분석에 의해.. 2023. 9. 5.
나의 천사 (Mon Ange), 바네사 파라디의 쓸쓸한 눈빛에 빛나는.. 영화 '나의 천사 (Mon Ange)'는 갈 곳 잃은 두 사람의 뜻밖의 동행을 그려낸 로드무비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한 남자가 있는 곳, 그곳을 향해 가는 동안 더욱 초조하고 쓸쓸해지는 그녀가 알쏭달쏭한 이야기들을 건넨다. 아직 세상을 모르는 철부지에게는 한없이 어려운... 나의 천사 (Mon Ange), 바네사 파라디의 쓸쓸한 눈빛에 빛나는.. 나의 천사 (2004) 원제: Mon Ange 감독: 세르주 프리드망(Serge Fridman)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4분 출연: 바네사 파라디(Vanessa Paradis -콜레트 역), 뱅상 로띠에르(빈센트 로티어스: Vincent Rottiers -빌리 역), 에두아르도 노리에가(Eduardo Noriega -로메인 역) 등 창녀 일을 .. 2023. 9. 2.
훈훈함을 경험한 당근마켓 중고물품 거래 필요 없는 것들을 정리하기 위해 당근마켓을 자주 활용한다. 초면의 사람들이지만, 대부분 매너도 나쁘지 않고 그다지 피곤하게 하지도 않는다. 기껏해야 반값택배 되느냐는 주문 정도의 피곤함인데, 그쯤이야 언제든 오케이다. 버리는 것보다 다른 누군가가 잘 써주는 게 낫기 때문이다. 훈훈함을 경험한 느껴지는 당근마켓 중고물품 거래 최근에 당근마켓 거래를 통해 마음이 행복해지는 경험을 했다. 한참 전에 모자를 올려두었는데, 막상 산다는 사람이 나타났건만 모자가 보이지 않는 거다. 사실대로 털어놓았더니, 언제든지 찾게 되면 챗을 걸어달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자를 찾게 되었고, 챗을 걸었다. 그쪽에서 모자를 반값택배로 받을 수 있을지 물었다. 반값택배비야 검색하면 바로 알 수 있지만, 상대방이 생각하고 있는 가.. 2023.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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