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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 소와 함께 한 어느 착한 사람 이야기

by 비르케 2021.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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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문학관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를 다시 보았다. 처음 보았을 때 김규철의 연기가 너무 인상적이라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아 있었는데, 다시 보아도 여전히 아련하다. 허우적거리는 한쪽 팔과 절뚝거리는 다리를 한 채, 소의 고삐를 단단히 쥐고 나아가던 모습, 몸이 온전치 못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겪게 되는 아픔들, 잠시 머물다가 간 꿈결 같은 행복한 시간들, 이 모든 장면들이 아픈 여운으로 남게 되는 작품이다. 

 

TV문학관-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 원작: 이순원

  - 출연: 김규철 방은진 김진해 황범식

 

 

 

  줄거리

 

세일은 태어나 백일도 채 되지도 않았을 때 외사촌 형에게 깔려 성치 않은 몸이 되었다. 부모까지 잃은 후 당숙에게 맡겨지는데, 당숙은 세일의 미래를 생각해 혼자 설 수 있도록 집안의 온갖 일을 맡긴다.

 

세일이 어느 정도 나이가 되자 당숙은 소장사 하는 지인에게 부탁해 세일이 소를 부리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허우적거리는 팔과 절뚝거리는 다리로도 웬만한 장정의 일은 다 해치우는 그는, 장에서 소를 몰아 주인에게로 가져다주는 이 일이 너무도 재미나다.

 

한편 세일의 몸을 그렇게 만든 당사자인 외사촌은 끝까지 웬수짓을 한다. "너 돈 없지? 당숙이 일만 시키고 돈 안 주잖아" 하는 식으로 바람을 잡는데, "나 돈 많아. 당숙이 땅을 사라며 줬어." 하면서 돈 있는 곳을 짚어주기까지 하는 세일... 당연하다는 듯 뺏어서 노름에 홀랑 날려버리고 오는 외사촌이다.

 

혼인도 한 번 했지만 세일은 아내가 두려웠다. 자신을 보고 '노새'라 욕하던 아내가 정작 한몫 챙겨 달아나버렸을 때 그는 오히려 자유를 되찾았다는 듯 웃는다. 그에게는 소가 있어서 행복한 나날이었다. 그러던 중 형수가 구해준 베필 '동숙'과 다시 혼인을 하게 되고... 그렇게 행복했던 시간들이 지나 이내 아내와 헤어짐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그녀를 축복하며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주는 착한 주인공의 모습에 가슴이 절절해진다.

 

 

 

  그가 사랑했던 대상들

 

세일에게 7촌 뻘 되는 조카 은호... 당숙의 아들의 차남인데, 어릴 때부터 세일을 놀리는 동네 아이들에게 삼촌 대신 싸워준다. 삼촌의 마음을 읽는 똘똘한 조카인데, 세일이 너무 착해서 남에게 당하는 것을 내내 속상해한다. 세일이 외사촌에게 뺏기다시피 한 그 돈을 받아오면 양자로 가겠다고 말한다. 아버지 될 사람이 그 정도는 해주길 바라는 똑똑한 아이다. 

 

 

엄하면서도 자상한 당숙

세일을 아버지보다 더 세심하게 돌봐준 당숙. 소장사를 하는 지인이 찾아왔을 때 일 잘하는 일꾼 하나 추천한다며 세일을 소개한다. 만일에 소를 잃어버리면 두 배로 변상해준다는 제안까지 하면서 세일을 맡긴다. 

 

 

마음을 다친 사람끼리의 사랑

어느 날 그에게 찾아온 사람..  사랑이란 넘고처지기 마련이지만, 스스로에게 너무도 과한 사람은 지켜내기가 쉽지 않은 것인가보다. 곁에 붙들고 싶은 마음을 두고 결국 온 마음을 다 비워내주고야 만다. 

 

 

그의 고단한 삶을 함께 해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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