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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by 비르케 2009.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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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
 
내리는 눈은 사람 마음 만큼이나 주변의 소리까지 먹어 버려
온 세상을 하얀 고요속에 파묻어 버린다. 

내게는 이런 함박눈 내리는 날 가슴 아린 기억들이 유독 많다.
아무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고
머리카락에 가린 눈물을 살짝 훔치던 날도 있었고, 
파묻히는 눈 속에 슬리퍼 하나 달랑 끌고 어딘가를 서성이던 기억도...

그 때 나는 언제나 내리는 흰 눈만을 보았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무수히도 많은 검은 눈이 내리기도 하는 것을...
가로등 빛을 올려다 보아도 검은 눈은 폭죽처럼 내려붓는다.

어느날인가 운전을 하다 이런 함박눈을 만났다. 
문득 어디론가 핸들을 돌려 숨어버리고 싶었다. 
내려붓는 눈이 두려워
더 이상 헤치고 나아갈 수가 없어서...

아직도 눈이 무섭다. 
그러나 흰 색이 주는 이유없는 무한한 두려움이 싫다면
가끔은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도 바쁘진 않으리라... 
점점이 뿌려지는 하늘의 눈은 
아무것도 없는 하늘에 찍힌
그저 무수한 작은 점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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