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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들판에 핀 지칭개 & 고들빼기, 집안에 들였다가..

by 비르케 2023.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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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드문 들판에 서 있는 지칭개를 만났다.  4월 무렵부터 개화를 시작해 초여름 들판에서 보라색 꽃을 볼 수 있다. 그 옆에는 노란 꽃을 피운 고들빼기도 있다. 반찬으로만 먹다가 막상 꽃으로 만나니 당황스러운데, 정작 둘 다를 집으로 들였다가 곤욕을 치렀다. 

들판에 핀 지칭개 & 고들빼기, 집안에 들였다가..

지난번 쑥 캐러 갔다가 만난 보랏빛 들꽃이 예뻐서 일부러 사진 찍어 이름을 찾아보았었다. 이름은 지칭개, 그때도 사람 없는 한적한 곳에 핀 모습이 참 쓸쓸해 보였는데, 이번에도 여전히 그 모습이라, 그 옆에 노란 꽃을 피운 고들빼기까지 몇 가닥 꺾어와 봤다.

 

 

지칭개, 고들빼기 - 들꽃 야생화
보라색 지칭개, 노란색 고들빼기

 

들꽃 중에 약재나 식재료로 쓰이는 식물들이 있는데, 지칭개 고들빼기도 그렇다

지칭개는 한방에서 '이호채(중: 니호채)' 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상처 치료, 염증 제거, 해독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꽃대가 올라오기 전 어린잎일 때 뿌리째 캐서 쓴맛 제거한 후, 국이나 나물로 이용하기도 한다. 고들빼기 또한 쓴맛을 잘 제거한 후 나물이나 김치로 담아 먹는다. 

 

집으로 들인 다음날, 고들빼기에서 씨앗이 터져 나왔다. 고들빼기 꽃은 낮에는 활짝 피어 있었는데, 저녁이 되니 나팔꽃처럼 꽃잎을 오므렸다. 다른 요인 때문인지는 처음이라 알 수 없지만, 오므린 꽃잎을 다음날 펴긴 했는데, 꺾어서 그런가, 고들빼기 꽃잎이 활짝 피어있는 날은 그리 오래 보지는 못 했다. 

 

 

 

지칭개 씨앗

 

 

씨앗을 날리는 들풀

들꽃, 즉 야생화 또는 야생초는 생명력이 강하다. 그래서 집에 들이려면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모르고 집에 들였다가 다음날부터 뭔가 민들레 씨앗 같은 게 고들빼기에서 생겨나더니 이내 홀씨가 날리는 상황을 맞았다. 물티슈로 닦아서 버렸는데도, 며칠 뒤 욕실에서 싹을 틔운 걸 보고 생명력의 대단함을 새삼 실감했다.

 

그다음 날은 지칭개가 씨앗을 뿜어댔다. 고들빼기의 씨앗 솜털은 지칭개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다. 지칭개는 마치 게워내듯이 씨앗들을 터트린다. 농부들이 아무리 뽑아내도 끝까지 버티는 들풀들 중에 지칭개도 포함된다나. 오므려 있던 봉오리가 노끈처럼 거칠어진다 싶으면 다음날 역시나 터져서 난리가 나 있다. 

 

지칭개 씨앗

 

솜털이 달린 씨앗 테러를 당하고 나니 얻은 교훈, 

"들꽃은 들에 필 때 가장 아름답다."

 

 

비록 그 꽃이 쓸쓸해 보여도, 아무도 봐주지 않는 곳에 피었더라도, 들꽃은 들에서 필 때 가장 아름답다. 이렇게 생명력을 뿜어대는 들풀을 괜히 꺾어 미안한 마음에, 사진이랑 영상도 찍어봤다. 다음번에는 절대 집에서 볼 수 없는 꽃들이라.

 

 

씨앗 날리는 지칭개 & 고들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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