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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 탄줘잉

by 비르케 2021.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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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던 오래된 책 중에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란 책이 있다. 이런 류의 책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눈에 띈 김에 '꼭 해야 할 49가지'가 어떤 것인지 살펴보았다. 책이 나왔던 당시에는 꽤 인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되는 책인데, 지금 보니 편하게 읽기에 가독성만큼은 좋은 책이다.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언젠가 알라딘 중고서적에 책 팔러 갔다가, 간 김에 읽을 책도 몇 권 샀었다. 그때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계산대에 함께 올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구매한 이후 그대로 책꽂이에 꽂아만 두었다가 이번에야 비로소 펼치게 되었다. 이번에 내가 이 책을 뽑아 든 것처럼, 그때도 내 삶에 있어 꼭 해야 할 일들 중 몇 가지나 해봤나 궁금했었는지 모르겠다. 

 

 

 

편집자로 일하는 중국인 저자 탄줘잉은 이 책에서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의 테마에 맞춰 각각에 해당하는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소개하고 있다. 꼭 중국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나라의 이야기들을 모아 각 파트마다 1~2장 정도의 콩트나 장편(掌篇) 내지는 동화의 느낌으로 엮었다. 시대가 흘러서 그런가, 개중에는 지금 정서와 맞지 않은 이야기들도 눈에 띈다. 

 

 

 

 

 

앞서 말했다시피 가독성이 좋아서 눈으로 훑으며 읽어도 금세 읽힌다. '사랑에 송두리째 걸어보기' 이 첫번째 이야기는 애잔하다. 헤어진 사람을 못 잊어 그녀의 집 근처에 나타나는 남자, 그녀와는 그녀 부모님의 반대로 맺어지지 못했다. 그녀가 사는 아파트 앞에 쌓인 파이프 더미 위에 멍하니 앉아있곤 하던 그가 어느 날부턴가 어질러진 파이프들을 하나둘 치워내고 그 공터에서 뭔가를 한다. 추운 겨울이 와도 그는 멈추지 않는다.

 

 

 

봄이 되자 파이프가 말끔히 치워진 공터에 초록색 풀들이 올라왔다. 그리고 비가 내리고 난 어느 날, 그 초록 위로 물망초가 피어올랐다. 아파트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아이들이 물망초 꽃으로 만들어진 글씨를 읽는다. 그가 꽃으로 "수란 사랑해"라는 글씨를 만들었던 것이다. 물망초 꽃으로 쓴 사랑고백이다. 꽃이 만든 글씨를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그녀가 눈물을 흘린다.

 

이게 "사랑에 송두리째 걸어보는 일"씩이나 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계절이 바뀌도록 추위와 싸워가며 파이프를 치우고 공터를 가꿔 물망초 꽃으로 사랑고백을 이뤄낼 정도면 '송두리째'라는 표현은 일단 인정해주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이런 식의 이야기들이 49개 이어지는 책이라 생각하면 된다.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_목차

 

목차에 있는 소제목들만 훑어보아도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중에 몇 가지나 이루었는지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목차를 보니 문득 서른 여섯번째 '건강에 투자하기'에 등장하는 어느 부자가 떠오른다.

 

부자는 죄를 지어 심문을 받는 중이었다. 재판관은 그 부자로 하여금 죗값을 치르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은 50냥, 채찍 50대, 생마늘 다섯 근 먹기 중 하나를 골라 벌을 받게 해 준 것이다. 

 

부자는 은을 내기도 싫고 맞는 것도 싫었으므로 생마늘 다섯근 먹기를 골랐다. 그러나 두 근을 먹고 나자 오장육부가 다 타는 듯한 고통이 찾아왔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차라리 50대를 맞겠다고 외치게 된다. 그런데 정작 채찍이 몸을 휘감자 고통에 몸부림을 쳐야 했다. 열 대를 맞았을 때 그는 다시 외쳤다. 

 

"제발 그만 때리고, 은 50냥을 내게 해주세요!"

 

살면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고 사는 때가 많다. 이 이야기를 '돈을 아끼려 건강을 소홀히 하지 말라'는 의도와 연결한 것은 조금 억지 같긴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공감이 많이 가는 이야기다. 살아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이 꼭 이 49가지일 수는 없다. 당연히 그중 필요 없는 것도 있고 빠진 것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꼭 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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