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라는 것은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쉬울 수도, 때로 어려울 수도 있다. 시간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그림으로 정말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된 책 중 하나가 '세상의 모든 시간'이라는 책이다.
이 책을 본 게 10년은 더 된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적에 독일에서였다. 처음 이 책을 뷔르츠부르크 시립도서관에서 빌려서 보게 되었을 때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시간에 대한 관념을 이토록이나 실감하게 표현할 수 있는 책이 또 있었나 싶어서였다.
날아가는 시간의 찰나를 잡아 사진으로 남기고, 사진속 아이가 자라 자신의 어머니와 똑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아기를 바라보게도 되고, 과거와 현재에 소비되는 어떠한 시간이 서로 달라짐도 비교해볼 수 있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남아도는 시간이 어떤 사람에게는 한없이 부족함도 느낄 수 있고,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도 달라져 있는 현상들, 시간이 남긴 자국들, 동물들에게 있어서의 시간의 의미도 비교해보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그때 아이들과 즐겁게 보고, 그냥 반납하기 아쉬워 사진으로까지 찍어두게 되었다.
책은 사실 몇 페이지에 불과하다. 동화책의 특성상 장면들을 다 공개해 버리면 안 되기 때문에 그중에 한 장면만 올려본다. "이런 장난을 하기 위해서도 8분을 기다려야 한다"라는 주석을 달고 있는 장면이다. 일반적인 스파게티 면이 삶아지는 시간이 8분이니, 이런 장난을 하고 싶더라도 먼저 8분간 면이 다 삶아질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는 뜻이다.
아이들도 재미있을테지만, 어른이 봐도 참 재미있다. 우리나라에는 당연히 안 들어왔을 거라 생각했는데, 검색해보니 어느덧 들어와 있다.
※ 뱀발- 지난번 파스타 요리를 포스팅하면서, 볶음면의 경우 일단은 잘 익혀야 함을 강조했었다. 그러다 갑자기 생각났던 게 이 책이라, 그때 찍었던 사진을 찾아 올려본 것이다. 부언컨대, 스파게티 면이 잘 익었나 한방에 알아보는 방법은, 면발 하나를 건져 벽에 던져보는 일이다. 던져서 철썩 붙으면 다 된 것이고, 부딪쳐 떨어지면 좀 더 둬야 한다. 사실 주방 벽이 지저분해지는 것이 싫어서 실제 해보지는 않았다. 대신, 면이 잘 익었는지 어떤지 잘 모르겠을 때는 물이 끓고 면을 넣은 다음, 8분 뒤에 알람을 맞추면 된다. 물론 스파게티도 면에 따라 8분이 아닌 경우도 간혹 있으므로 봉지에 있는 설명을 참고해야 함은 당연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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