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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몸도 챙기는 스피드 메뉴 - 바질 파스타

by 비르케 2019.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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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질 향은 호불호가 갈리긴 하다. 그래도 내게는 예전 기억 소환하는 아늑한 향기다. 정말로 바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직접 재배해 사용하기도 한다는데, 재배하는 불편함 대신 수입되어 들어온 바질 페스토만 써도 정말 훌륭한 요리가 되곤 한다. 딱히 먹을 게 없을 때면 바질 소스에 파스타를 넣고 볶아서 그냥 먹는다. 토핑 같은 것도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런대로 괜찮다.

 

집에 있는 파스타가 스파게티 밖에 없으니 굳이 사러 갈 필요 없이 그냥 스파게티 면을 쓰기로 한다. 그 맛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또 나처럼 바질 향 자체가 좋은 사람에게는 파스타의 종류보다 파스타의 삶아진 정도가 더 중요하다. 파스타를 볶기 전에 제대로 삶아야 나중에 볶아도 맛있다. 파스타를 삶은 건 '수분이 파스타에 스며드는 일'이고, 볶는 건 '수분을 날리는 일'이라 어찌 보면 그게 그것인 것 같아도 맛은 참 정직하다.

 

 

바질 파스타를 만들 때 내가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재료다. 일단 가장 중요한 바질 페스토는 우리나라 마트에도 이미 상륙해 있다. 예전에는 그리워만 하던 맛이었는데, 요새는 거의 대부분의 마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타마고 간장은 원래 계란밥에 쓰는 간장이지만, 내 입맛에 잘 맞아 이 간장을 두루 애용하는 편이다. 없으면 굳이 안 넣어도 상관 없다. 통후추는 지인에게 선물 받은 건데, 시중에 판매하는 후춧가루와 향이 확연히 다르다. 위에 얇은 뚜껑을 먼저 열고나서 거꾸로 든 채 마개 부분을 돌리면 후추가 바로 빻아져서 나온다. 올리브 오일도 준비했다. 파스타 요리에는 역시 올리브 오일이 잘 어울린다.

 

 

 요리 순서 

 

1. 프라이팬에 물을 끓인 다음 파스타를 넣어 익힌다.

2. 파스타가 익으면 물을 따라 버린다.

3. 물기가 없어질 때까지 잘 저어서 수분을 증발시킨다.

4. 수분이 날아간 파스타 위에 올리브유를 뿌려준다.

5. 소시지나 살라미 조각, 버섯 등의 토핑을 첨가하면 더 맛있다.

5. 바질 페스토와 소량의 간장, 소금을 넣고 더 볶아준다.

7. 다 볶아지면 후추를 넣는다. 입맛에 따라 할라피뇨를 몇개 가미해도 좋다.

 

 

 

이 사진은 애들이 어릴적에 독일에서 자주 해 먹곤 하던 바질 파스타다. 그때는 새우, 버섯, 피망, 양파 등도 함께 넣어서 먹곤 했다. 파스타 종류 중에 볶아서 먹기에 가장 좋은 건, 사진에 있는 ' 탈리아텔레(Tagliatelle) '가 아닌가 싶다. 넓은 면발에 스며 있는 바질 페스토의 맛을 한층 더 깊게 해 준다. 탈리아텔레가 없다면, 꽈배기 모양의 ' 푸실리(Pusilli) '도 괜찮다.

 

 

탈리아텔레 대신 이번에는 정말로 얼렁뚱땅 만들어 먹는 스피드 메뉴라, 집에 늘상 있는 스파게티 면에다가 아무런 토핑도 없이 바질 페스토만으로 만들었다. 그런데도 그런대로 맛이 좋다. 볶음 요리는 역시 볶는 게 생명이다. 물에 불어 있는 면을 단시간에 바짝 볶아 만들어야 면발이 탱탱하니 제 맛이 난다.

 

생각보다 맛있는 바질 파스타를 먹고 있자니, '살라미' 맛이 또 그리워진다. 살라미를 자잘하게 잘라서 넣어주면 바질의 향과 살라미의 향이 어우러져 정말 최고의 음식이 된다. 욕심은 끝도 없이, 양파도 조금 넣을걸, 양송이랑 새우도 있었더라면.. 한없이 또 커져만 간다. 그러면서도 역시나 그 자체만으로도 참 행복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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